잘 나가는 기아 EV, 배터리 우선 지원하는 현대차 기아에 SK온 배터리 우선공급권 일부 매각…전기차 판매량 등 감안
고설봉 기자공개 2024-12-03 09:09:2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공급망 안정화와 효율화를 위해 내부거래를 단행했다. 현대자동차가 보유한 배터리 우선 공급권 일부를 기아에 매각하며 상호 공급망을 조절하는 효과를 노렸다. 현대차그룹 내 잘 갖춰진 수직계열화 시너지를 외부 협력사와 거래에서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현대차는 지난 27일 현대차그룹 내 계열사인 기아에 SK온에 대한 설비 투자 후 확보한 배터리 우선 공급권 일부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차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안을 의결했다.
이번 딜은 현대차가 SK온 배터리 공장 내 전용라인 설비 투자로 확보한 우선 물량 공급권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아가 현대차로부터 인수하는 우선 공급권은 거래금액 기준 1151억원 규모다. 거래는 오는 12월 중 마무리 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구체적으로 어느 배터리 공장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에선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 합작공장을 세우는 등 배터리 생산·공급과 관련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에서 보폭을 확대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이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총 50억달러(6조5000억원)를 공동 투자해 연간 35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해당 프로젝트에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핵심 계열사를 통해 총 1조6200억 원을 투입한다. 세부적으로 현대차 8020억원, 기아 4942억원, 현대모비스 3240억원을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변화에 따른 계열사간 부품물량 조정”이라며 "최근 전기차 신차 라인업이 많아지고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는 기아에 일부 물량 공급권을 넘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내부거래는 현대차그룹 내 수직계열화 효율성과 안정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로 대표되는 완성차 브랜드를 필두로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부품사들을 두고 있다. 또 외부에 500여개가 넘는 1차 벤더를 통해 핵심 부품을 공급받는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기 다른 여러 곳의 부품사로부터 개별적으로 부품을 공급받기도 한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특정 세그먼트에 비슷한 사양의 부품을 공동으로 공급받으며 구매력을 기반으로 가격 협상 등에서 우위를 점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개발과 생산 비용 절감과 부품 수급 안정화 등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과 시너지는 전기차 생산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생산에선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양사가 상호 확보한 물량을 생산능력 및 판매량 등을 고려해 상호 거래하면서 공급망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 체계의 안정화를 노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현대차와 기아는 최대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며 선전하고 있다. 이전까지 아이오닉5를 앞세워 현대차가 판매량을 크게 높였다면 최근 EV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기아가 판매량을 늘리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 10월 누적 현대차·기아 전용 전기차 미국 판매량 합계는 8만378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기아는 EV6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은 전기차 2위 브랜드로 도약했다.
올 10월 누적 차종별 판매량은 현대차 아이오닉 5가 3만4816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아 EV6가 1만7717대를 기록했다. 올해 초 미국 판매를 시작한 기아 EV9은 판매량 1만7911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6의 미국 판매량은 9557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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