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KEC, 정보접근성 최하점…97% 출석률 무색견제·평가체계 낙제점…사추위 구성 눈길, 사외이사 교육 개선 시사
이영아 기자공개 2024-12-11 08:19:08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08: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부품 제조 기업 KEC의 이사회는 활발한 활동과 출석률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총 17번의 이사회가 열렸다. 2명의 사내이사와 1명의 사외이사의 평균 출석률은 97%를 기록할 정도로 성실한 참여가 돋보인다.다만 높은 출석률이 무색할 정도로 이사회 구성과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 5가지 항목에서 2점대의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향후 이사회 운영과 구성 측면에서 많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견제기능 미흡, 사추위 운영 만회…경영성과 낙제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KEC는 255점 만점에 80점을 받았다.
모든 항목의 평균 점수가 1점대 또는 2점대를 기록했다. 6개 평가 항목에 대한 평점의 평균은 1.85점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 △구성(1.4점) △참여도(2.0점) △견제기능(1.4점) △정보접근성(1.7점) △평가 개선 프로세스(1.9점) △경영성과(1.4점) 등으로 집계됐다.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은 견제기능이다. KEC는 감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지 않아 관련 항목에서 모두 1점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KEC는 김태호 상근감사를 중심으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 상근감사는 KEC 종합기획실 인사팀장으로 1983년부터 2004년까지 재직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점수를 만회했다. 관련 항목에서 5점 만점에 3점의 점수가 부여됐다. 다만 사추위가 사내이사 2인(이종홍 대표, 강래훈 본부장)으로 구성됐고, 외부공모나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지 않는 점이 지적됐다.
경영성과 또한 5점 만점에 1.4점을 기록했다. KEC는 주가수익률,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ROE, ROA 이자보상배율 항목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1점의 낮은 점수를 부여받았다. KEC는 주가수익률 -12.13%, 매출성장률 -19.22%, 영업이익성장률 -285.05%, ROE -11.43%, ROA -8.91%, 이자보상배율 -12.82배를 기록했다.
이사회 평가의 기본이 되는 구성 항목은 평균 1.4점의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KEC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및 사외이사 1명을 포함한 총 3명으로 구성돼있다. 사내이사는 이종홍 대표와 강래훈 운영본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태훈 사외이사 또한 이사회 멤버이다.
◇참여도 높은 평가, 출석률 90%↑…견제·평가 아쉬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항목은 참여도이다. KEC는 지난해 총 17회 이사회를 개최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더불어 이사회 멤버들의 출석률도 준수한 편이다. 이종홍 대표 100%, 강래훈 운영본부장 100%, 김태훈 사외이사가 92%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사회 내 별도 위원회가 설치돼있지 않는 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KEC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워윈회는 운영하고 있으나 사내이사 중심 활동에 머무르고 있다. 의무설치 대상 이외 소위원회 또한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사외이사들에 대해 정기적으로 충분한 교육도 이뤄지지 않는다. 회사 측은 "사외이사의 교육에 필요한 내용 및 과정 등에 대해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 사외이사의 일정 등을 고려하여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5점 만점에 1.9점으로 집계됐다. 별도의 이사회 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관련 항목에서 모두 1점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하고 반영하지 않는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도 수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사회가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아 점수를 일부 만회했다. KEC는 한국ESG 기준원에서 ESG 등급 C를 받았다. 관련 항목에 부여된 점수는 5점 만점에 3점이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5점 만점에 1.7점을 기록했다. 가장 부족한 항목은 주주친화적인 배당 정책이다. 주주환원 정책을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공시하지 않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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