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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 우리은행장 내정자, 첫 출근길에 '고객·절대평가' 청사진 [현장줌人] "고객 중심으로 조직 개편…KPI, 약점 채워주는 업무도 평가해야"

최필우 기자공개 2024-12-03 12:31:2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0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사진)가 내정자 신분으로 나선 첫 출근길에 조직 쇄신 청사진을 제시했다. 업무 중심으로 편제된 현 조직을 고객 중심으로 변화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객 중심으로 조직이 원활하게 운영돼야 내부통제에 공을 들일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정 후보의 분석이다.

임직원 성과를 평가하는 핵심역량지표(KPI) 기조 변화도 시사했다. 실적을 중시하는 상대평가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절대평가를 함께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최상위권 은행이라면 상대평가가 적합하지만 현 수준에서는 조직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임직원에 대한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내부통제 할 수 있는 시간 마련해야"

2일 정 후보는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 신분으로 첫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났다. 정 후보는 "저희가 내부통제가 우수하게 잘 돼 있는 것도 있는데 이게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직원들이 이 일을 할 때 어떤 부분에서 과부하가 걸리는 부분을 들어내서 내부통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태 등 우리은행 내부통제 부실이 발생한 배경으로 현실과 이론의 괴리를 꼽았다. 우리은행이 이론적으로는 다른 은행과 비교해 손색 없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췄으나 이를 실제로 작동하게 할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직원들이 이론상의 업무를 수행하느라 실질적인 내부통제를 수행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내부통제는 물론이고 영업 측면에서도 업무 중심으로 조직이 짜여져 있어 효율이 떨어진다고 봤다. 업무가 아닌 고객 중심으로 조직을 편제하고 운영해야 원활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중기부장을 하면서 (업무가) 출동됐던 부분이 있고 그 동안의 생각만큼 잘 안됐던 부분들이 있는데 내부통제도 비슷한 내용"이라며 "시간의 흐름에 맞춰서 원활하게 진행돼야하는데 중간에 부딪히는 부분이 있고 결국 은행은 고객 중심으로 편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사기와 교육에 대해서도 당부했다. 부정 대출 사태로 흔들리는 조직을 다독이고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다.

정 후보는 "우리은행의 가장 큰 경쟁력은 직원들"이라며 "지금 갈피를 못잡아 우왕좌왕 하지만 조만간 잘 이겨내고 저와 같이 고객을 위해 충분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평가, 너무 단기적…고객 감동 줬는지 평가해야"

정 후보는 KPI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기업대출 잔액을 늘리는 뱡향으로 KPI를 운영해왔으나 11월초 축소로 갑작스럽게 변화를 주면서 혼란을 빚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나친 성과주의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 후보는 상대평가 중심 KPI에 절대평가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오랜 기간 상대평가로 직원들을 평가했지만 변화를 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상대평가는 단기적인 성과 측정만이 가능하고 조직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업무에 대해서는 평가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상황을 고려해도 절대평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상위권 은행이라면 상대평가 도입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우리은행은 은행업의 본질을 챙길 수 있는 방향으로 직원들을 독려할 때라고 봤다.

정 후보는 "저희가 자본력이 약하다보니 좀 더 이익을 많이 내야하고 주주가치를 올려야하다보니 실적도 내야한다"면서도 "고객이 필요할 때 잘 이어주는 게 은행업의 본질이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고객 감동을 주는 것에 평가를 더 해야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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