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결국 효성티앤씨 품으로 양수가액 9200억, 재무체력 회복 기대...실적 개선 당분간 쉽지 않을듯
정명섭 기자공개 2024-12-16 11:06:05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2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를 품는다. 인수 금액은 당초 전망(1조원 이상)보다 낮은 9200억원에 책정됐다. 다년간 실적 저하로 재무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효성화학은 급한 불을 껐지만 경영 환경이 여전히 어려워 단기간에 수익성을 개선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효성티앤씨는 12일 이사회를 열어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 효성화학 용연공장과 옥산공장 특수가스 생산시설과 판매업 일체를 양수하는 게 골자다. 양수가액은 9200억원이다. 계약금 1380억원은 오는 19일, 잔금 7820억원은 내년 1월 31일에 치른다.
효성티앤씨는 보유 현금과 차입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올 3분기 말 연결 기준 효성티앤씨의 현금성자산은 987억원에 불과해 매출채권을 유동화하거나 차입 비중을 크게 늘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효성티앤씨는 내년 1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인수 안건을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효성티앤씨는 중국 취저우에 3500톤 규모의 삼불화질소(NF3)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NF3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세정 등에 쓰이는 특수가스다. 효성화학의 NF3 생산능력이 8000톤인 점을 고려하면 효성티앤씨의 생산능력은 1만1500톤으로 커진다. 이는 세계 2위 규모다.
효성티앤씨 측은 이번 "기존에 영위하고 있는 NF3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효성화학은 앞서 지난 7월 특수가스 사업 매각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스틱인베스트먼트 및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나 인수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로 지난달 20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매출 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악화한 게 근간이 됐다.
실제로 스틱-IMM PE 컨소시엄은 우협에 선정될 당시 1조3000억원을 제시했으나 주식매매계약(SPA) 직전에 이를 크게 밑도는 8000억원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화학은 이후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에 인수의향 질의서를 보내 매각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효성화학은 한시름 놓게 됐다. 효성화학의 올 3분기 말 자기자본은 325억원에 불과한데 순차입금은 2조5521억원이다. 부채비율은 9778%에 달한다. 2021년 하반기부터 실적이 크게 악화한 영향이다. 전방 산업의 침체로 수요가 부진한 데다 주력제품 폴리프로필렌(PP)의 원료인 LPG 가격 상승으로 PP 스프레드가 하락했다.
동시에 베트남 법인에 대한 투자로 재무부담이 커졌다. 2020년 4월 공장 가동을 시작한 베트남 PP 공장이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한 전방 수요 위축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효성화학이 2018년 지분 최초 취득부터 올 3월까지 베트남 자회사에 출자한 금액은 8000억원 이상이다. 2022년 설립한 중국법인 증설까지 포함하면 효성화학이 부담한 해외 법인 출자금액은 1조원에 근접한다.
효성화학에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대금 9200억원이 유입되면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사를 둘러싼 사업환경을 고려하면 영업현금흐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 3분기 효성화학의 연결기준 매출은 2조2331억원, 영업손실은 1117억원이다. 영업손실의 경우 전년 대비(-1514억원) 축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주력제품인 PP 수급 부진으로 스프레드가 작년보다 하락했고 올해 해상운임과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해 수익성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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