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밸류업 점검]외인 사로잡은 '우상향 DPS'10년새 배당총액 1759억→4837억...이사회, 배당 확대 기조 유지
정명섭 기자공개 2024-12-16 11:05:13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LG가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0대 그룹 지주회사 중 배당 모범생을 꼽으라면 단연 ㈜LG다. 지금껏 주당배당금(DPS)이 단 한차례도 후퇴한 적이 없다. 배당총액 또한 지주사 피어그룹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지난 10년간 주가 변동폭이 컸음에도 외국인(외국계 투자은행 및 기관) 등의 장기 투자자들의 지분율이 우상향한 건 이 때문이다. ㈜LG 이사회는 앞으로도 DPS 상향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10년간 외인 비중 꾸준히 늘어..."우상향 DPS 덕"
지난 10년간 ㈜LG 주주 구성을 보면 외인 지분율은 2014년 27%에서 작년 말 37%까지 10%포인트 늘었다. 올해는 35%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 외인 비중이 높은 기업은 대체로 배당수익률 또는 주가상승률이 높거나 주주가치 창출 능력이 우수한 편이다.
㈜LG 관계자는 외인 지분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한 배경에 대해 "DPS를 한 번도 하향한 적 없이 전년 대비 유지 또는 상향해왔는데 이 점을 외인 투자자들이 높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LG는 200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DPS를 꾸준히 올렸다. 당시 250원(보통주 기준)으로 출발한 DPS는 2007년 750원, 2009년 1000원, 2017년 1300원을 기록했다. 2017년 배당성향은 53%였다. 별도 조정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금 지급에 썼다는 의미다.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4대 회장에 오른 이후에도 이 기조는 유지됐다. 그해 DPS는 2000원으로 확 뛰었다. 당시 ㈜LG의 배당총액은 3517억원, 자회사로부터 거둔 배당 수입은 3056억원이었다. 배당수익을 넘어선 지출이 있었던 셈이다.
DPS는 △2019년 2200원 △ 2020년 2500원 △2021년 2800원 △2022년 3000원 △2023년 3100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배당성향 평균은 66%를 기록했다. 배당총액과 배당성향 모두 국내 지주사 피어그룹으로 묶이는 ㈜GS와 ㈜한화, ㈜LS, 포스코홀딩스, 삼성물산, ㈜CJ, ㈜SK, 롯데지주, 두산 대비 높은 수준이다.
2022년에는 아예 배당금 지급 제한을 없앴다. 기존 배당정책에서 '배당금 수익을 한도로'라는 규정을 삭제했다. 자회사 이익이 일시적으로 변동해도 유연하게 배당하겠다는 의지다.
최근 공시한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계획에선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 이익 제외)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배당정책을 내년부터 60%로 10%포인트 상향하기로 했다. 최근 5년간 배당성향 평균이 66%였던 점을 고려하면 배당총액이 당장 크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당금의 하방 안정성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G 이사회, DPS 상향 기조 유지
㈜LG의 2024년 결산 기준 DPS는 2023년과 같은 3100원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배당금의 재원인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예년보다 감소한 영향이다. 올 3분기 별도기준 ㈜LG의 당기순이익은 56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줄었다.
다만 ㈜LG 이사회는 당장 DPS를 올리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상향하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LG는 내년 3월 31일에 LG전자 주식 203만4587주(2000억원 규모)를, LG화학 주식 95만6937주(3000억원 규모) 매입을 완료한다. 내년에 배당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LG전자는 최근 밸류업 공시에서 배당성향을 20%에서 25%로 올리고 반기 배당 실시, 연 1000원의 최소 배당금을 설정하는 주주환원책을 내놓았다.
LG화학은 그간 LG유플러스와 함께 ㈜LG 배당수익 확대에 큰 기여를 해온 계열사다. 2001년 화학 지주사 LGCI 출범 당시 분할·재상장을 거친 LG화학은 지난 23년간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배당을 집행한 모범생이었다. 그러나 2023년부터 중국발 저가 석유화학 제품 공세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인한 양극재 사업 부진이 겹쳐 배당을 줄였다. 실제로 2023년 배당총액은 2022년 대비 65% 줄었다. 같은 기간 배당성향은 42.4%에서 20.5%로 내려왔다.
전기차 캐즘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석유화학 사업 또한 당분간 수익성 회복이 요원하다. LG화학이 내년 말까지 미국 테네시주에 양극재 공장 건설을 위해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을 단행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 수준은 당분간 크게 오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양(+)의 잉여현금흐름과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등을 달성하면 배당성향을 다시 30% 수준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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