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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추얼패션, 10년만에 투자유치…500억 모았다 '조단위 몸값' 추정…리드 투자사 에이티넘인베, 구주 매각도 병행

최윤신 기자공개 2024-12-16 08:11:1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3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D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기업 클로버추얼패션이 5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2014년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이후 약 10년만이다. 이 회사에 2014년 투자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라운드를 리딩했고, 만기가 임박한 펀드로 보유하던 구주를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12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클로버추얼패션은 최근 시리즈C 라운드에서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리딩한 이번 라운드에는 IMM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복수의 대형 VC가 참여했다. 대부분의 금액이 납입됐고 일부 VC의 납입절차만이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라운드의 밸류에이션은 공개되지 않았다. 클로버추얼패션의 성장세와 이익창출력, 투자라운드 규모를 감안할 때 1조원 이상의 몸값이 책정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클로버추얼패션은 카이스트 전산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를 마친 오승우 대표가 부정혁 공동대표와 함께 2009년 창업한 기업이다. 당시 연구하던 3D 의상 디지털화 기술을 기반으로 3D 패션 디자인 소프트웨어인 ‘클로(CLO)’를 만들어 사업화했다. 섬유를 3D로 표현하는 독보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정교한 그래픽을 제공해 명품브랜드와 게임회사 등 글로벌 고객사들이 앞다퉈 도입했다.

모험자본도 일찍이 주목했다. 2011년 시리즈 A라운드에서 미래에셋캐피탈과 산은캐피탈 등이 10억원가량을 투자했고, 2014년 시리즈B라운드에서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이 각각 30억원, 15억원을 투자했다. 클로버추얼패션은 시리즈B 라운드를 마지막으로 이후 10년간 모험자본을 유치하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도입이 본격화하면서 이익이 발생했고, 이를 재투자하며 성장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 구독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어 소프트웨어 판매 수익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 발생하는 구조다.

클로버추얼의 매출은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9년 145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2023년 475억원으로 늘어났다. 2023년 당기순이익은 52억원으로 매년 수십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클로버추얼패션이 현재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다. 3D 패션 디자인 소프트웨어 ‘클로’, 게임, 영화VFX(Visual Effects)에 활용되는 ‘마블러스 디자이너’,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모든 사람이 패션 디자인을 쉽게 할 수 있는 ‘지니’ 등이다. 마블러스 디자이너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2월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협회로부터 과학기술상을 수상했다.

이 회사가 11년만에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선 이유는 인수합병 등을 통해 성장곡선을 가파르게 만들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클로버추얼패션은 지난 2022년 인도에 본사를 둔 글로벌 패션 컨설팅기업 고바이스테크놀로지스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게임회사인 에픽게임즈와 지분 교환에 나서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한 투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VC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이 주도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14년 투자 이후 클로버추얼패션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이번 신주투자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던 구주를 매각하기도 했다. 당시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을 통해 투자했는데 이 펀드가 내년 3월 청산을 앞두고 있다. 해당 펀드로 보유한 구주 물량은 신주 투자에 참여하지 못한 VC들이 사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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