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파워]뮤지컬 시장 '위축', 인기작 폐막 영향10월 판매액 18% 감소, 11월 소폭 회복…<알라딘> 흥행으로 4분기 반등 노린다
이지혜 기자공개 2024-12-10 10:08:41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가을 뮤지컬 시장의 성장세가 꺾였다. 3분기까지만 해도 티켓 판매량과 판매액 모두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10월 들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특히 전체 뮤지컬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대극장 시장의 침체가 두드러졌다.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던 인기작이 잇달아 폐막하면서 공연 건수와 상연 횟수가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11월 들어 공연 건수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며 주요 지표가 소폭 반등했지만 티켓 판매량과 판매액 감소세는 여전하다. 다만 12월 기대작인 뮤지컬 <알라딘>이 흥행에 성공하며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더벨이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10월과 11월 뮤지컬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10월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302억원, 11월은 3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11월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1.1%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10월 판매액은 18%나 줄었다.
특히 대극장 시장이 타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뮤지컬 시장에서 대극장은 1000석 이상 5000석 미만의 극장을 가리킨다. 뮤지컬 시장에서 대극장 작품의 비중은 상당히 크다. 전체에서 대극장 작품의 티켓 매출이 적으면 60%, 많으면 80% 이상 차지한다. 뮤지컬 시장의 성장 여부가 대극장 작품의 성패에 달려있는 셈이다.
10월 대극장의 티켓 판매액은 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줄었다. 11월 티켓판매액은 4.1% 줄어든 210억원이다. 10월과 11월 티켓 판매액 모두 전체 시장 감소폭을 웃돈다.
3분기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올 3분기까지만 해도 뮤지컬을 공연하는 대극장 앞은 관객으로 북적였다. 9월 한 달을 제외하면 7월과 8월 모두 티켓 판매액이 늘었다. 이에 따라 3분기 전체 티켓판매액은 85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다.
SNS 등에서 화제를 모았던 인기 작품이 막을 내리는 등 전체 공연작이 줄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시컴퍼니의 <시카고>는 이번 시즌에서 사실상 전석 매진이나 다름없는 기록을 세웠는데 9월 29일 폐막했다. 에스앤코의 <하데스 타운>, EMK뮤지컬컴퍼니의 <베르사이유의 장미>, 쇼노트의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 등도 10월에 막을 내린 대극장 작품이다.
뮤지컬은 특성상 한 작품이 끝나고 나서 곧바로 다음 작품을 공연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올 10월 공연과 개막, 상연횟수 모두 20% 이상 감소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티켓 판매수와 티켓 판매액도 20% 이상 빠졌다. 전체적으로 시장이 위축됐는데 대극장 평균 티켓 가격이 9만7605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도 이런 사유인 것으로 보인다.
11월에는 공연 건수와 개막작 모두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다만 상연횟수는 34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다. 총 티켓판매수와 총티켓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4.1% 줄었는데 상연횟수 감소에서 기인한 현상일 수 있다.
2024년 11월 대극장 티켓 판매량은 24만1342장, 총 티켓판매액은 219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평균 티켓가격은 9만1477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8% 올랐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KOPIS 2024년 3분기 공연시장 티켓판매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하반기 기대작은 단연 <알라딘>”이라며 “디즈니 콘텐츠의 브랜드 인지도까지 발휘돼 흥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당 작품이 실제 시장성장을 얼마나 이끌어 갈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라딘>은 에스앤코가 디즈니의 IP를 활용해서 제작한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11월 22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작품이다. 에스앤코 관계자는 “2025년 2월 공연티켓까지 매진됐다”며 흥행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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