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가스 품는 효성티앤씨, 9200억 조달 방안은 내부조달·인수금융 절반씩...CEO 데이 개최, 기관투자자들에게 설명
정명섭 기자공개 2024-12-20 08:04:0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를 9200억원에 인수하는 효성티앤씨가 인수대금 절반을 외부에서, 남은 절반은 보유 현금과 매출채권 조기 유동화로 조달한다. 2029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특수가스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최근 기관 투자자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CEO 데이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조달·사업 확장 계획을 설명했다. 김치형 효성티앤씨 대표 외에도 효성화학의 이건종 대표도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티앤씨 이사회는 지난 12일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를 9200억원에 인수하는 안을 의결했다. 효성화학 용연공장과 옥산공장의 특수가스 생산시설과 판매업 일체를 양수하는 게 골자다. 오는 19일 계약금 1380억원을 치르고 잔금 7820억원은 내년 1월 31일에 납입하는 안도 담겼다.
인수금액 9200억원은 인수 자문사인 딜로이트와 삼덕회계법인의 추정 근거를 기반으로 결정됐다. 딜로이트는 적정 가치를 8100억~1조원 수준으로 봤고 삼덕회계법인도 8300억~1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EV/EBITDA 멀티플은 16~17배를 적용했는데 지난 9월 말 피어그룹 6개사의 멀티플(12~20배) 사이에서 정했다.
인수금융은 효성티앤씨와 비나케미칼 대주단과 협력 관계에 있는 은행권을 통해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관련 논의가 진행 중으로 효성티앤씨 측은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나케미칼은 효성화학의 베트남 법인이다. 현지에서 폴리프로필렌(PP) 등을 제조하고 판매한다.
나머지 4600억원은 매출채권 조기 유동화로 대응한다. 올 3분기 말 효성티앤씨의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987억원은 불과한 반면 매출채권 규모는 9595억원이다. 효성티앤씨 매출채권은 주로 수출채권으로 구성된다. 앞서 효성티앤씨는 금융기관 등에 매출채권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해왔다.
효성티앤씨는 올해 5000억~5500억원 규모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자금 조달이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효성티앤씨의 EBITDA 평균은 8146억원이었다.
효성티앤씨는 설명회에서 향후 시너지 계획도 설명했다. 효성티앤씨는 현재 중국 취저우에 3500톤 규모의 삼불화질소(NF3)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NF3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세정 등에 쓰이는 특수가스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과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등이 주요 거래처다. 이번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인수로 효성티앤씨의 NF3 생산능력은 1만1500톤으로 커진다. 글로벌 2위 규모다.
NF3 제품 외에 특스가스사업부가 보유한 6개 제품 포트폴리오는 2029년 15개로 확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의 품질 승인에 따라 품목은 최대 22개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효성티앤씨는 이에 따른 자본적지출(CAPEX)을 1000억원 내외를 예상했다. 2029년 매출 비중 목표는 NF3 50% 이하, NF3 외 제품 20%, 신규 제품 30%다. 현재 효성가스 특수가스사업부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NF3로 거두고 있다. NF3 외 제품 비중은 7% 수준이다.
효성티앤씨는 내년 1분기 중 일본 시장 공략 방안을 마련해 투자자들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효성티앤씨는 2018년 6월 효성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석유·무역 사업 부문이 인적분할해 신설된 법인이다. 섬유 부문 주요 제품은 스판덱스, 나일론원사, 폴리에스터원사, PTMG(폴리테트라히드로푸란) 등이다. 스판덱스 시장점유율은 세계 1위다.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이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에 난항을 겪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효성화학은 앞서 지난 7월 특수가스 사업 매각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스틱인베스트먼트 및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나 인수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로 지난달 20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했다. 효성화학은 이후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에 인수의향 질의서를 보내 매각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효성티앤씨 측은 특수가스사업 매력에 대해 "스판덱스, 나일론 등의 투자 대비 투하자본이익률(ROIC)이 높고 투자비 회수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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