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통가 리포트]'C커머스' 알테쉬 공습, 쿠팡 왕좌는 '굳건'[이커머스]①멤버십 인상에도 영향력 커져, MAU 3000만 달해
변세영 기자공개 2024-12-24 09:20:06
[편집자주]
올해 유통가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K-컬처 인기로 식품사나 화장품 ODM 기업들은 해외에서 훨훨 날았으나 내수경기 침체로 이커머스와 패션회사들은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 2025년에도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3고(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 간 온도차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더벨은 유통산업 내 섹터별로 기업을 분류한 후 올해 한 해 흐름을 정리하고 전망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유통가를 관통한 키워드는 단연 ‘차이나 커머스(C-커머스)’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을 대표로 하는 일명 ‘알테쉬’는 초저가를 무기 삼아 국내 유통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G마켓을 비롯한 SSG닷컴, 11번가 등 국내 이커머스는 알테쉬 공습 타격으로 일제히 전년대비 매출이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이러한 배경 속 눈에 띄는 포인트는 쿠팡이 여전히 ‘건재’했다는 점이다. 쿠팡은 3분기 매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유통업계 제왕 타이틀을 사수했다.
◇알리·테무 7월(누적) 매출 작년치 능가, MAU TOP5 안착
올해 리테일 시장을 강타한 C커머스 선두주자는 ‘알리익스프레스’다. 알리바바그룹의 글로벌 크로스보더 B2C 쇼핑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한국에 상륙했다. 비즈니스 초반에는 별다른 광고도 없어 사용자도 많지 않았던 만큼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다 2022년 11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오픈하며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후 2023년 마동석을 기용한 상업광고와 PPL을 TV·유튜브 등을 통해 송출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한국에 정식 법인을 세운 건 2023년 8월이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라는 유한회사를 세우고 대표이사가 직접 사업설명회 등을 열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알리바바의 벌크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올 상반기 한국 정부에 3년간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다. 국내에 전용물류센터를 세워 직구 사업을 지금보다 더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테무를 운영하는 PDD홀딩스도 지난 2월 국내법인 '웨일코코리아 유한책임회사'(Whaleco Korea LLC)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국내 비즈니스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할인쿠폰 등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며 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려나갔다.
패스트패션 업체 쉬인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쉬인은 2022년 말 한국에 유한회사 '쉐인서비스코리아'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가 지난 4월 한국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배우 김유정을 모델로 기용해 성수에 대형 오프라인 팝업스토어까지 열었다. 10·20 젊은 여성 소비자층에 침투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4년 11월 기준 모바일 쇼핑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살펴보면 11번가(923만명)가 2위, 3위는 알리익스프레스(760만명)가 차지했다. 4위는 테무(582만명)로 G마켓(507만명)을 가뿐히 능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C커머스는 매출 측면에서도 이미 반년 만에 작년 연간 수치를 넘어섰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 소비자들이 알리·테무에서 결제한 금액은 2조2938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한국 시장 결제 금액은 2조3227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7개월 만에 작년 한 해 결제 금액을 뛰어넘은 것이다.
◇쿠팡, 멤버십 인상에도 역대 최대 분기 매출 ’경신‘
알테쉬가 공격적으로 움직이면서 국내 이커머스업계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심리 침체 장기화 속에서 C커머스의 영토확장까지 계속되면서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나란히 역성장했다.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대장인 G마켓(법인명 에메랄드에스피브이)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33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6% 감소했다. 동시에 영업손실은 341억원으로 적자가 소폭 더 늘어났다.
SSG닷컴도 볼륨이 축소됐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1991억원으로 6.2% 줄었다. SSG닷컴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이 감소한 후 올해는 역성장 폭이 더 커졌다. 같은 기간 SK그룹 계열사인 11번가의 매출액은 428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8% 감소했다.
반면 쿠팡의 기세는 굳건했다. 3분기 쿠팡 매출액은 78억6600만 달러(10조69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27% 증가했다. 원화 매출로 환산하면 32% 늘어난 수치다. 이는 분기 기준 최대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23억300만 달러로 한화로 약 32조원 수준이다. 올해 매분기 20%를 훌쩍 넘는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쿠팡은 지난 4월 유료 멤버십 가격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나 인상하면서 업계에서는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감이 상당했다. 그럼에도 쿠팡은 OTT 플랫폼인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등으로 이어지는 락인 바운더리를 강화하며 활성화 고객 수와 1인당 매출액을 늘리고 있다. 지난 3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활성고객 1인당 매출액은 43만원으로 전년 동기(40만원)대비 7.5% 증가했다.
알테쉬 공습 속에서도 쿠팡의 벽이 여전히 높다는 건 MAU 지표로도 증명된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11월 기준 쿠팡의 MAU는 3160만명으로 알리(760만명)와의 격차가 2400만명 이상이다. 알리와 테무를 모두 합해도 쿠팡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가 물류 투자에 대한 계획을 어느 정도로 구체화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면서 "최근 국내 정서 자체가 좋지 않은데 향후 이 부분이 어떻게 작용할 지도 변수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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