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LG전자 인도법인 IPO]살아있는 러시아사업 , '생크션 리스크' 불똥 선제차단④서방 제재·현지 보복조치 탓 '진퇴양난', IPO 악영향 리스크 상존

김경태 기자공개 2024-12-30 07:18:27

[편집자주]

LG전자의 인도법인 상장 절차 막이 올랐다. 앞서 인도법인을 상장한 현대차의 다음 타자로 나선 셈이다. 해당 법인은 호실적을 거듭하는 등 현지에서 남다른 위상을 보여주고 있던 중이다. 이런 가운데 LG전자 인도법인(LGEIL)은 이달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서류를 제출하며 IPO 절차 개시를 알렸다. 상장에 성공하면 2조원 규모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 등 적잖은 의미를 지닌 이슈다. LGEIL가 당국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이번 상장이 LG전자에 미칠 영향과 IPO 성공 가능성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상 기업공개(IPO)가 이뤄지는 경우 해당 기업은 사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리스크를 금융당국과 투자자에 알린다. 인도에서 현지법인 상장을 추진하는 LG전자 역시 여러 리스크를 상장예비심사서류(DRHP)에 밝혔다.

특히 러시아 사업 현황에 적잖은 설명을 할애했다. LG전자는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한 이후로 현재도 현지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아울러 현지 사업을 철수할 계획도 없는 상태다. 러시아 당국의 제재(sanction) 리스크로 진퇴양난에 처한 형국이다.

◇LG전자, '전쟁통' 러시아 사업 여전히 '유지'…주요 리스크 언급

27일 LG전자 인도법인(LGEIL)이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제출한 DRHP에 따르면 사업을 펼치는 데 주요 리스크 중 하나로 러시아 사업을 꼽았다. 현지 사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제재 리스크가 LGEIL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LG전자가 여전히 러시아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러시아 사업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러시아 법인(LGERA·LG Electronics RUS, LLC)을 설립했다. 당시 러시아는 급성장하던 브릭스(BIRCS) 중 하나로 LG전자는 신흥국을 공략하는 차원에서 진출했다.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러시아법인은 효자로 거듭났다. 2013년 매출은 3조317억원, 당기순이익은 1546억원에 달했다.

그러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는 상태가 발생했다. 당시 미국에서 러시아 제재에 나섰다. LGERA의 실적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매출 3조원선이 깨졌다. 2015년에는 1조5001억원으로 줄었다.

LG전자는 그 후로도 러시아에서 별다른 사업 축소 없이 꾸준한 성과를 거뒀다. LGERA의 2021년 매출은 1조8868억원으로 2014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096억원을 나타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시작된 2022년 LGERA의 매출은 9446억원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손실 23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전쟁으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가 러시아를 제재하는 등 현지 상황이 어렵지만 LG전자는 여전히 러시아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물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기는 하다. LGERA의 부품, 완제품 수출을 제재 위반 여부와는 관계없이 선제적으로 무기한 중단했다. 기존 재고를 활용해 가전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런 LGERA의 행보는 글로벌 국가의 러시아 제재와는 별개로 러시아 당국의 보복 조치 가능성도 영향을 미쳤다. 인력 감축이나 고객 계약 중단·종료 등 러시아 자회사의 활동을 중단하면 러시아 정부가 행정 조치를 부과하거나 사실상 국유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제한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전자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서 LGERA는 주요 종속사 명단에서 사라져 매출 규모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2023년 당기순이익은 562억원을 기록해 오히려 흑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말 자산은 7456억원으로 2022년말(7508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러시아 사업 지속 의지, 송대현 인도법인 의장 역할 주목

LGEIL는 IPO 관련 서류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준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향후 현지에서 사업을 이어 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LG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관해 LG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러시아 사업 완전 철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의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쉽사리 포기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실리적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향후 전쟁이 종식된 뒤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당장 손실을 보더라도 현지에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LGEIL는 "당사나 LG전자는 러시아 연방 정부, 러시아 중앙은행, 러시아 국영 또는 민간 소유의 제재 대상 기업, 상기 기업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어떠한 개인이나 조직과도 거래하지 않는다"라며 "LG전자는 최근 상황을 고려해 러시아와의 사업 활동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해당 제재를 완전히 준수하는 러시아와의 추가 사업 활동에만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업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혹시 모를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LGEIL는 "당사의 러시아 관련 사업 활동을 포함한 거래가 관련 제재를 준수하며 항상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이런 제재의 범위가 불확실하고 빈번한,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당사 또는 LG전자가 이를 준수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LG전자 또는 LGEIL의 사업, 평판, 운영 결과는 정부가 당사의 활동이 다른 관련 제재를 위반한다고 판단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러시아 사업 리스크와 관련해서도 송대현 LGEIL 이사회 의장(사진)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송 의장은 LG전자 전현직 경영진 중에서 러시아에 정통한 인물 중 하나다. 그는 2012년 LGERA 법인장으로 부임해 러시아에서 LG전자의 입지를 확대하는 데 공을 세웠다.

2014년에는 CIS지역대표 겸 LGERA 법인장을 맡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전한 점을 인정받아 2017년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장 사장으로 올라섰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