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법인 IPO]'구주매출 중심' 모기업 실탄 마련 집중, 사용처에 쏠린 눈①2조 규모 실탄 마련 기대, 미래 먹거리 투자·주주환원 재원 활용 전망
김경태 기자공개 2024-12-20 09:55:22
[편집자주]
LG전자의 인도법인 상장 절차 막이 올랐다. 앞서 인도법인을 상장한 현대차의 다음 타자로 나선 셈이다. 해당 법인은 호실적을 거듭하는 등 현지에서 남다른 위상을 보여주고 있던 중이다. 이런 가운데 LG전자 인도법인(LGEIL)은 이달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서류를 제출하며 IPO 절차 개시를 알렸다. 상장에 성공하면 2조원 규모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 등 적잖은 의미를 지닌 이슈다. LGEIL가 당국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이번 상장이 LG전자에 미칠 영향과 IPO 성공 가능성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인도법인(LGEIL) 상장 작업의 닻을 올렸다. LGEIL 상장은 대규모 자금 조달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한 비장의 무기로 거론되던 카드다. 실제 이번 IPO는 LG전자가 조 단위 자금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춰 구조를 짰다.성공 시 확보한 자금을 과연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전포인트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는 올 연말 유임이 결정된 이후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밸류업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LGEIL 상장에 성공할 경우 마련될 자금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몰딜(Small Deal)과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 투입할 전망이다.
◇지분 15% 구주매출, 2조 이상 확보 전망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6일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기업공개(IPO) 관련 상장예비심사서류(DRHP)를 제출했다. 상장주관사는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JP모간, 씨티그룹, 인도 액시스캐피털(Axis Capital)이 맡고 있다.
IPO 구조는 단순하다. 별도의 신주발행은 없을 예정이다. LG전자가 보유한 지분 100% 중 15%를 구주 매출한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인도법인이 갖는 게 아니라 LG전자가 온전히 갖는 구조다.
블룸버그에서는 LGEIL의 기업가치가 130억 달러(약 18조 원)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LG전자의 최근 시가총액은 14조원대다. 모회사의 시총보다 큰 셈이다.
기업가치로 130억달러를 인정받고 LG전자가 지분 15% 구주매출을 하는 방안이 그대로 추진되면 최대 15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조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LG전자의 올 3분기말 별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6011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LG전자로서는 올 들어 겪었던 현금 감소를 단번에 반전시키는 결과가 된다. 작년 12월말 기준 별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3497억원이었다. 하지만 올 1월 자회사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에 약 5000억원을 출자하면서 현금이 급감했다.
◇'연임' 조주완 CEO, 최우선 과제 '밸류업'…미래투자·주주환원 뒷받침
LG전자는 인도법인 상장으로 확보할 자금의 구체적인 용처를 아직 밝히지는 않았다. 이달 17일 2차 밸류업 공시를 하면서 LGEIL의 상장 추진을 알렸지만 구체적인 자금 사용 계획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사측은 "지난 6일 인도법인 IPO를 위한 DRHP를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시장 상황과 사전 수요 예측 결과 등에 따라 최종 상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DRHP에도 LG전자가 자금을 확보하는 목적이나 어떤 식으로 쓰겠다는 설명은 없다. 다만 LGEIL의 현지화 전략 강화, 생산능력 확충 등의 내용은 담겼다. 노이다, 푸네에 이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2026년 말 가동을 목표로 세 번째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확보할 실탄은 밸류업 기조에 발맞춰 사용될 예정이다. 최근 조 사장의 최대 관심사는 밸류업이다. 그는 지난달 정기 인사에서 유임이 결정된 뒤 다음 임기에서도 밸류업을 중점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LG전자가 꾸준히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극심한 저평가에 시달리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통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배에 못 미치고 있을 정도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조 사장은 해외 NDR(기업설명회)에 참석할 정도로 직접 발로 뛰고 있다. 이 정도의 열의를 보이는 것은 LG그룹 계열사 CEO 중에서 유일하다.
인도법인 상장 자금으로 향후 미래성장동력 분야에서 전략적 지분투자, 인수합병(M&A) 카드를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LG전자는 올 들어 빅딜은 아니지만 경쟁력을 보강하기 위한 스몰딜을 추진했다.
LG전자는 올 6월초 네덜란드 엔스헤데(Enschede)에 본사를 둔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 지분 80%를 인수했다. 매입금액은 약 690억원이다. 아울러 향후 3년 내에 나머지 지분 20%를 인수할 권리도 확보했다.
더 과감한 주주환원정책을 실행하는 데도 실탄을 활용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달 17일 2차 밸류업 공시를 통해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자사주 소각은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BPS)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주주가치제고 방안으로 꼽힌다. LG전자가 추진할 소각 물량은 약 76만1000주로 LG전자 전체 발행주식수의 0.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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