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승부수]'이재용 말 없었다'…삼성, 한종희·전영현이 대신한 다짐공동명의 신년사 발표, 미래성장동력·품질경쟁력 등 강조
김경태 기자공개 2025-01-03 09:51:35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에게 2024년은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았던 해다. 반도체 사업에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메모리분야에서는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놨다.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은 나름대로 선방했지만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루지는 못했다.위기 상황 속 이재용 회장이 올해는 메시지를 내놓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으나 이번에도 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대표이사를 맡는 두 부회장이 신년사를 내놓았다. 이들이 가장 강조한 건 기술 리더십과 신성장동력 확보, 품질 경쟁력 확보다.
◇한종희·전영현 초격차 기술 리더십 등 강조
삼성전자는 2일 한종희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 부문장 부회장,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 공동 명의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예년처럼 대표이사를 맡는 전문경영인이 명의로 발표하는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전 부회장은 작년 11월말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DS부문장, 대표이사, 메모리사업부장을 겸하게 되면서 신년사에 이름을 올렸다.
신년서 강조된 키워드는 크게 4개다. 한 부회장과 전 부회장은 초격차 기술 리더십, 신성장동력 확보, 품질 경쟁력, 준법경영을 강조했다.
두 부회장은 "지금은 인공지능(AI) 기술의 변곡점을 맞이해 기존 성공 방식을 초월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고도화된 인텔리전스를 통해 올해는 확실한 디바이스 AI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자"고 말했다.
이어 "AI가 만들어가는 미래는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새로운 제품과 사업,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조기에 발굴하고 미래 기술과 인재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 사업의 근간인 기술과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AI와 품질 관련 조직을 한층 더 강화했다"며 "미래 기술 리더십과 철저한 품질 확보에 만전을 기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법과 윤리 준수를 최우선 경영원칙으로 하고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해 힘쓰자"면서 "올해가 삼성전자의 역사 속에 도약과 성장의 한 해로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신년사에 담긴 고민·과제, DX·DS 반등 '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반도체사업에서 부진한 영향이 컸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SK하이닉스에 밀렸고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지 못했다. 메모리 분야 영업이익 1위 지위를 내줬다. 파운드리(위탁생산)에서도 TSMC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시스템반도체 역시 부진이 지속됐다.
신년사에 담긴 키워드는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향후 HBM 6세대 제품인 HBM4를 승부처로 꼽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반드시 우위를 차지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DS부문이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는 수율 개선이 꼽힌다. 이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두에 해당된다. 두 사업 모두 양품 비율이 떨어진 점이 거래처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결정적인 배경으로 지적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전 부회장은 조직개편을 통해 개발·양산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설계 변경을 검토하는 등 반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술·품질 경쟁력을 회복해 대형 거래처의 신뢰를 얻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최근 미국 빅테크들이 자체 AI칩 개발을 서두르면서 '탈 엔비디아'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기조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는 브로드컴이 꼽힌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은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에도 적잖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X부문 역시 '온디바이스(On-Device) AI' 시장에서 성과를 거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는 작년 세계 첫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인 갤럭시24 시리즈를 출시했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실시간 통역을 제공하고 다른 기능도 개선시켜 주목을 받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24는 올해 3·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0위에 랭크됐다. 갤럭시S 시리즈가 판매량 10위에 진입한 것은 2018년 이후 6년여 만의 일이다.
가전 역시 TV, 냉장고 등에 AI 기능을 탑재해 '초연결'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최대 경쟁사인 LG전자 역시 유사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으로 올해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이창용 한은 총재, 전례 없는 위기 속 핵심 과제는
- 강태영 NH농협은행장, 금융사고 제로화 원년 만든다
- '딥체인지' 꾀하는 삼성카드, 플랫폼·데이터 '사활'
- [2024 유통가 리포트]뜨거운 'IPO·M&A' 열기, '블루오션' 입증
- 웅진, 정기인사에 내포된 'IT사업' 강화 의지
- [i-point]휴림로봇, 글로벌 이차전지 제조사 로봇공급자격 획득
- [i-point]비트나인, 사명 '스카이월드와이드' 변경
- [Red & Blue]'나홀로 산타랠리' 우주일렉트로, 수익성 부각
- [Company Watch]세토피아, '세토피아빌딩' 양수 또 다시 연기
- [카드사 생크션 리스크]파견직원 일탈 막는다…KB국민카드, 개인정보 보안 강화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5 승부수]'이재용 말 없었다'…삼성, 한종희·전영현이 대신한 다짐
- [LG전자 인도법인 IPO]'친족기업' LX판토스, 압도적 물류 파트너 '명암'
- [LG전자 인도법인 IPO]살아있는 러시아사업 , '생크션 리스크' 불똥 선제차단
- 칩워(Chip War)는 끝나지 않았다
- [LG전자 인도법인 IPO]'화려한 복귀' 송대현 의장 "상장 시점 내년 상반기 목표"
- [2024 이사회 평가]자화전자, 구성·견제기능 '부진' 3점 항목 '전무'
- [2024 이사회 평가]대한전선, '절반의 선전' 속 참여도 두각
- [LG전자 인도법인 IPO]'올드보이' 송대현, 이사회 의장 선임 '화려한 복귀'
- [LG전자 인도법인 IPO]'구주매출 중심' 모기업 실탄 마련 집중, 사용처에 쏠린 눈
- 한미반도체, 곽동신 회장 체제 '고객·라인업 확장'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