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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인베 출범 10년]두 번의 변곡점, 성공 방정식을 쓰다①JNTC 엑시트·SKIL 펀드 조성 '성과', 성장 이끈 모멘텀 작용

최재혁 기자공개 2025-02-03 08:19:39

[편집자주]

신생 운용사가 국내 PEF 시장에 자리 잡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치열한 경쟁과 높은 진입장벽 속에서도 LX인베스트먼트는 특유의 적극성과 전략적 행보로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수년간의 꾸준한 성장 속에서 LX인베스트먼트가 쌓아 올린 성과는 단순히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제 LX인베스트먼트는 새로운 10년을 앞두고 더 큰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LX인베스트먼트의 지난 10년을 바탕으로 포스트 10년을 전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로 국내 사모펀드(PEF)가 도입된 지 20년을 맞았다. 2004년 말, 4000억원 규모의 펀드 두 개로 시작된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출자 약정액 136조4000억원, 펀드 수 1126개로 성장했다. 각각 연평균 성장률이 20.6%, 27.1%에 달할 정도로 가파른 확장을 이뤘다.

이 같은 국내 PEF 시장의 반을 함께 걸어온 운용사가 있다. 2015년 12월, 605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로 첫 발을 뗀 뒤 10년 만에 누적 운용자산 9540억원, 펀드 수 35개를 기록하며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운용자산 성장률은 연평균 31.76%에 달한다. 시장 평균을 훌쩍 웃도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LX인베스트먼트의 이야기다.

◇성공적 엑시트 JNTC, 코로나 이슈 속 20%대 IRR 달성

'루이까또즈'를 생산하는 엑스얼라이언스(옛 태진인터내셔날) 오너가와 현 LX인베스트먼트의 경영진이 좋은 기업문화를 가진 투자회사 설립을 목표로 2015년 설립했다. 전상우 엑스얼라이언스 대표와 김충원 LX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두우 컨설팅 동기로 설립을 주도했다. 출범 당시 금융 쪽이 아닌 패션브랜드에서 시작한 운용사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마수걸이 투자는 2015년 12월에 단행됐다. 3D 커버글라스 제조업체 JNTC에 대한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 투자였다. 교직원공제회 등 기관투자자(LP)들의 출자를 받아 605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했다. 구주 150억원과 전환사채(CB) 45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용 강화유리 양산 기술을 갖춘 국내 기업은 JNTC가 유일했기에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전언이다.

당초 LX인베스트먼트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엑시트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2017년까지 IPO 미이행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6년 8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고'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삼성 의존도가 높았던 JNTC는 이 사건의 여파로 코스닥 상장 계획에 차질을 빚었고,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에 결국 상장 계획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조항에 따라 LX인베스트먼트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도 있었지만, 회사의 잠재력을 믿고 더 큰 업사이드를 노리며 보통주로 전환했다.

예기치 못한 변수는 상장 직후인 2020년 3월에 다시 찾아왔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주식 시장은 큰 변동을 겪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JNTC의 매각 시점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는 빠르게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실적이 좋은 만큼 더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고 그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LX인베스트먼트는 코로나 초기인 만큼 매각 타이밍 시점을 정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부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되면서 적극적인 매각으로 방향성을 잡았다.

결국 LX인베스트먼트는 코로나가 국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전 과감한 매도를 결정했다. 상장 당일 장내 매도를 진행한 끝에 투자금을 전액 회수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국내 주식시장 폭락 직전에 이뤄진 일이었다. 최종 내부수익률(IRR)은 20%를 웃돌았다. 첫 펀드의 성공적인 청산이자, 어려운 매크로 경제 환경 속에서 엑시트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기관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었다는 평가다.

◇끈기와 정성으로 결성한 SKIL펀드, 성장 모멘텀 됐다

JNTC 엑시트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LX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1250억 원 규모의 'SKIL ECO PEF' 결성에 성공하며 체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의 블라인드 펀드 공동 운용사로 선정되면서 주요 출자 사업에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당시 SK에코플랜트의 공동 운용사 모집 과정에서 LX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유수의 대형 PEF들과 경쟁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던 LX인베스트먼트는 중소기업 대상 전략 컨설팅 경험을 활용해 SK에 맞춤형 전략과 투자 구조를 직접 제시하며 적극적이고 유연한 태도로 협상에 임했다. SK에코플랜트가 펀딩 역량과 전략 실행력을 갖춘 운용사를 찾고 있었던 만큼, LX인베스트먼트는 이러한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대응했다.

LX인베스트먼트는 펀드 결성 목적부터 밸류체인 분석, 투자 구조에 이르기까지 SK와 장기간에 걸쳐 논의했다. 협상에만 약 10개월이 소요됐다. 1000억원대 펀드에 이 정도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대형 PEF와 비교해 LX인베스트먼트의 적극성이 돋보였던 순간이었다.

또 당시 업계 내에서 대기업형 펀드에 대한 불신이 존재했던 만큼, LP들을 설득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LX인베스트먼트는 '상생 펀드'라는 점을 강조하며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 등 주요 기관들과 전방위적인 소통을 이어갔다. 그 결과 민·관·금융이 합작한 펀드가 탄생했으며, 해당 펀드는 협력 우수 사례로 인정받아 경제부총리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SK에코플랜트와의 합작으로 탄생한 펀드는 LX인베스트먼트가 중견 PEF 운용사로서 입지를 다지는 기점이 됐다. 이후 LX인베스트먼트는 18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에스에스피 인수, 1200억 원 규모의 수출 기업 육성 블라인드 펀드 결성 등 추가 실적을 쌓으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2021년 이후 펀드 규모가 크게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SKIL ECO 펀드는 LX인베스트먼트의 도약을 이끈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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