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of PMI]김인규 아이티켐 대표 "턴어라운드 성공, 캐파 확장해 수익성 높일 것"파라투스 공동 투자, "의약품 중간체 파이프라인 구축, OLED 소재 국산화 성공"
최재혁 기자공개 2025-02-03 08:17:56
[편집자주]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M&A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투자금 회수 실적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운용사의 밸류업 전략, 더 나아가 운용 철학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PE 포트폴리오 기업에서 PMI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키맨과 조직을 찾아보고 핵심 모멘텀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1일 10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티켐이 과감한 사업 전환을 통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CPI(Colorless Polyimide) 필름 소재 시장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정밀화학 분야로 방향을 틀었다. 보유한 유기합성 기술을 활용해 의약품 중간체와 OLED 소재 사업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의약품 중간체 분야에서는 펩타이드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술을, OLED 분야에서는 중수(Heavy Water, D₂O) 원천기술을 확보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객사 맞춤형 제품을 양산하는 능력은 아이티켐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김인규 큐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2020년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아이티켐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그로부터 약 4년이 지난 현재, 아이티켐은 매출액 성장률 151%를 기록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4%에 달한다. 아이티켐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한층 더 빠른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빠른 사업 전환, 의약품 중간체·OLED 소재 시장 '성공적 안착'
2020년 당시 아이티켐은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로 주목받던 CPI 필름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양산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장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 적자가 지속됐다. 이에 김 대표는 취임 직후 곧바로 사업 전환을 결정했다.
김 대표는 CPI 원료 제조에 사용되던 합성 반응기의 고정비와 인건비가 적자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CPI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한 그는 기존 자산을 즉시 수익이 가능한 분야로 재배치하는 전략을 세웠다.
김 대표는 "아이티켐이 보유한 반응기는 단일 산업군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였고, 보유한 6루베 반응기와 4루베 이하의 반응기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장을 고민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의약품 중간체와 OLED 분야에서 고객사의 니즈를 확인해 본격적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라고 덧붙였다.
아이티켐은 기존 CPI 원료 제조 과정에서 활용되던 합성 반응기와 유기화학 합성 기술을 기반으로 의약품 중간체 및 OLED 소재 사업에 진입했다. 그간 축적한 맞춤형 공정 기술과 양산(Scale-up) 노하우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불량률을 최소화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최종 고객사인 글로벌 제약사의 품질검증(Audit)도 통과하는 등 높은 기술력과 품질 관리 역량으로 빠르게 시장에 진입했다.
김 대표는 "SK바이오텍과 에스티팜 등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안정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며 "당뇨병, 고지혈증, 위식도역류 등 환자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만성 질환 의약품 시장에서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사의 높은 신뢰는 차세대 원료의약품 소재 공동 개발로 이어졌다. 아이티켐은 에스티팜과 협업해 표적 항원 치료 핵심 물질 중 하나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양산에 성공했다. 펩타이드 분야 양산에서도 공동 개발 성과가 있었다. 연구개발 단계가 아닌 출시된 제품에 대한 양산 매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OLED 및 전자재료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CBP 등 OLED 유기 소재를 개발해 LG화학과 SK머티리얼즈JNC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아이티켐이 보유한 1000리터 이하 반응기가 OLED 분야에서 탁월한 효과를 내면서 신사업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OLED의 경우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 유연한 대응이 필수적인 만큼, 아이티켐의 고객사 맞춤형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설명이다.
◇SI 투자 유치, 볼트온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
김 대표는 의약품과 OLED 등 각 사업 분야에서 최우선 협력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혔다. 기존 설비를 이미 갖추고 있었던 만큼, 2차 벤더로 선정되면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였다
의약품 중간체 사업에서는 파라투스의 바이오 섹터 트랙레코드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SKC, 동아쏘시오그룹, 유한양행 등 국내 유수의 바이오 기업들과 협력해 온 파라투스는 아이티켐에 전략적투자자(SI)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에스티팜과 동아쏘시오홀딩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이들 기업의 투자는 아이티켐에 큰 기회이자 성과였다"며 "투자 이후 기술 이전, 네트워크 확보 등 다양한 협력 기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2023년엔 2차전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자회사 ST머티리얼즈 설립했다. 유기화학 합성의 기술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결정한 영역 확장이었다. 아이티켐이 양산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모회사로부터 수주가 가능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R&D 거점으로서 ST머티리얼즈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의약품 중간체와 OLED 부품, 2차전지 소재는 기술적 패턴이 유사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업체 등록이 이뤄지고 주요 고객사에 벤더로 합류하면서 실적이 급격히 개선됐다"고 말했다.
◇실적 턴어라운드 성공, IPO 통해 성장가도 이어간다
아이티켐의 실적은 2022년을 기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매출액의 경우 2021년 256억원에서 2022년 377억원, 2023년 438억원으로 증가했고, 2024년 상반기에는 247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해 약 231%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였다. 당기순이익 역시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아이티켐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IPO에 나선다. 추가 자금을 확보해 성장을 가속할 계획이다. 현재 충청북도 괴산군에 토지를 확보해 총 세 필지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각각 OLED 소재, 의약품 중간체, 이자천지 소재를 담당한다.
제1공장은 1단계 완공을 마쳤다. 고객사 수요가 이미 생산 능력을 초과했다는 설명이다. OLED 소재 공장으로 지어진 1공장에는 디스플레이 분야 차세대 소재인 중수 생산설비도 갖춰져 있다. 중수는 OLED의 수명 문제를 극복할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는다. 아이티켐은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중수 국산화 과제에 선정돼 200억원 규모의 파일럿 투자를 받은 바 있다.
김 대표는 "국책 과제의 주관 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아이티켐의 기술 개발 역량을 어느정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국산화에 성공했고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티켐은 IPO을 통해 확보한 투자금을 제2, 3공장 건설에 사용할 계획이다. 제2공장은 GMP 원료의약품과 의약품 중간체를, 제3공장은 이차전지 소재를 담당한다. 총 면적은 약 1만2250평이다.
김 대표는 "아이티켐은 유기화학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OLED 소재와 의약품 중간체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며 "고객사의 기대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모든 사업 분야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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