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점프 2025]"'사탈고피' 정신으로 HVO 비즈니스 조기 안착"한승욱 DS단석 회장
김지원 기자공개 2025-01-23 08:00:00
[편집자주]
새해 국내 기업은 생존의 시험대에 놓였다. 조달 사정은 위축된지 오래됐고 신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 기업들은 한 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비전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6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뱀이 옛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를 지닌 사탈고피(蛇脫故皮)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그간의 경로의존성과 타성이라는 허물은 벗어버리고 미래지향적 변화를 추구하며 목표를 현실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간 50만톤 규모의 'HVO 비즈니스'를 조기 안착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지난해 1조원짜리 공급계약을 따내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한승욱 DS단석 회장(사진)의 신년 다짐은 '변화'에 꽂혀 있었다. 바이오에너지 사업이 대두되기 전부터 일찌감치 시장 선점에 나섰던 한 회장답게 미래지향적인 비즈니스에 이정표를 세웠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해 글로벌 자원 순환 리딩 기업으로 회사를 키워낸 한 회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한승욱 회장은 20일 더벨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올해 4가지 핵심 경영 키워드로 기본, 원칙, 혁신, 도전을 꼽았다. 한 회장은 '기본'에 충실한 내실경영 강화, 수익 중심의 비즈니스 단순화, 철저한 목표관리 확립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두 번째 키워드인 '원칙'과 관련해서는 ESG 관리 역량 강화, 윤리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최우선, 안전한 사업장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2개 키워드인 '혁신'과 '도전'은 최근 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바이오에너지 신사업과 맞닿아있다.
DS단석은 지난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 필립스 66 인터내셔널(Phillips 66 International Pte. Ltd)과 약 1조원 규모의 원료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SAF(Sustainable Avitation Fuel·지속가능항공유) 시장 내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SAF 생산에 필요한 수소화 식물성 오일 전처리 원료 설비(HVO PTU) 구축에 일찌감치 나선 덕분이다. DS단석은 지난해 11월 플랜트 준공 후 이달 평택 1공장에서 생산한 SAF 원료를 처음으로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한 회장의 선구안이 빛을 발한 셈이다. 바이오에너지 사업에 뛰어든지 20여년만의 결실이다. 그는 국내에 바이오에너지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기에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 비즈니스를 그룹의 신규 먹거리로 낙점했다.
한발 앞선 투자 덕분에 차세대 바이오에너지인 HVO(수소화 식물성 오일)로의 세대교체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던 필립스 66 인터내셔널과의 초대형 계약도 한 회장의 '한 수' 덕분에 성사될 수 있었다.
한 회장은 혁신과 도전을 위해 "신성장동력 이행을 가속화하고 개별 프로젝트의 성공적 안착, AI(인공지능)와 데이터 기반 스마트 공정을 구축하겠다"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창의적 사고, R&D와 기술개발을 통한 사업모델 다각화, 친환경 제품 선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근 SAF 시장 개화에 따라 국내외 주요 정유사들이 해당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나 DS단석은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정유 업체와 추가 계약을 성사시킬 계획이다.
DS단석의 HVO PTU는 글로벌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설계돼 폐식용유(UCO) 이외에도 동물성 유지, 팜 오일폐수(POME) 등 다양한 원료를 사용할 수 있다. 불순물 제거 과정에서 금속분과 고형불순물, 무기염소, 황, 질소 등을 극미량으로 줄여 타사와 차별화되는 고품질의 SAF 원료 생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 회장은 "지난해 연간 30만톤 규모의 HVO PTU 공급 사슬을 선제적으로 구축했다"며 "올해부터는 HVO PTU의 안정적인 원료 공급라인과 운영 노하우를 내재화해 연간 50만톤 규모의 HVO 비즈니스를 조기 안착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에너지 사업과 더불어 플라스틱 리사이클, 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에도 힘을 싣는다. 우선 플라스틱 리사이클 사업의 경우 자회사 DS PCR을 중심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가전과 자동차를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성분의 폐플라스틱을 성분별·색차별 분리한 후 컴파운딩을 거쳐 가전과 자동차 부품 업체에 공급한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부는 리사이클링 소재를 활용한 이차전지 소재 시장 진출을 위해 관련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 회장은 인터뷰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국내 경제의 저성장 구조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보다 세밀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트럼프 리더십에 따른 친환경 정책 변화, 보호무역주의와 기술패권 경쟁, 지정학적 갈등은 우리 사업을 확장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며 "DS단석은 사업과 부서별로 거시경제 리스크 헤지 방안을 마련하고 시장의 판세를 전환해 기회를 창출하는 전략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뱀이 옛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를 지닌 사탈고피(蛇脫故皮)라는 사자성어가 있다"며 "그간의 경로의존성과 타성이라는 허물은 벗어버리고 미래지향적 변화를 추구하며 목표를 현실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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