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바이오 시장을 바라보는 업계 종사자들의 마음은 누구보다 무거웠다. 혼란스러운 정국과 고환율, 높아지는 공모시장 장벽 속 바이오가 설자리를 찾기 힘들어보였다. 불확실성이 높은 바이오를 외면하면서 조달도 요원해졌다.오죽하면 법인을 미국으로 옮긴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미국 법인을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기지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법인을 두는 것보다 조달이나 매각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모 바이오기업 오너도 원활한 조달을 위해 법인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연초 더벨이 바이오텍 창업주 및 CEO 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제약바이오 업황이 악화될 것'이란 의견이 38%에 달했다. 부정적 전망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차고 넘쳤다.
2025년이 한 달 반 남짓 지난 현시점,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그저 절망보다는 일말의 기대감과 희망이 엿보인다. 상장과 조달이 어려운 상황은 변함없지만 혹한기 속에서도 조그마한 성과들을 내고 있어서다.
에임드바이오가 미국 바이오텍에 ADC 신약을 기술이전 했고 올릭스는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빅파마 MSD와 빅딜을 체결했던 중국 라노바메디신과 공동 연구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놈앤컴퍼니도 영국 바이오텍과 기술이전 소식을 알렸다.
모두 1분기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거둔 성과다. 비록 '빅딜'은 아니지만 내포한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에임드바이오는 리가켐바이오의 전유물이라고만 여겼던 ADC에서 새로운 성과를 냈다. 올릭스는 '우선협상권리' 조항으로 릴리와 추가 계약의 가능성을 남겼다. 지아이이노베이션과 지놈앤컴퍼니도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기업가치를 높일 모멘텀을 마련했다.
향후 머지않은 시점에도 브릿지바이오를 비롯해 여러 바이오텍들의 기술이전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3월 말에는 한올바이오파마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결과 소식도 예정돼있다.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다면 제약바이오 시장 분위기가 한껏 활기를 띨 전망이다.
바이오텍들은 보릿고개를 넘으면서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었다. 어렵게 개척한 결과가 올해 조금씩 드러나는 중이다. 차디찬 겨울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꽃을 피워내는 동백나무처럼 하나둘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K-바이오의 꽃봉오리를 주목할 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정새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제이인츠바이오 4세대 폐암 신약, 고용량도 '긍정적'
- 제일약품, 8000억 유통사 오명 벗는다 '체질개선' 승부수
- '상장 본격화' 지투지바이오 "상용화 위한 결실의 시점"
- [한미 오너가 분쟁]4인연합에 지분 넘긴 임종훈, 신동국 지분율 23%
- 반기 매출 급증한 프레스티지로직스, 수주잔고 '280억'
- [제약바이오 맨파워 분석]루닛, '백승욱-서범석' 투톱…구글식 경영모델
- [한미 오너가 분쟁]임종윤의 역할 '북경한미' 총괄, 4년6개월만에 동사장 복귀
- [한미 오너가 분쟁]'전문경영인' 내세웠던 '3자연합', 3월 주총에 쏠린 눈
- [오름테라퓨틱 IPO]기관·외인 팔고 개인은 베팅…시총 4600억, 코스닥 139위
- [thebell note]혹한기, 꽃 피는 K-바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