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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대한전선]사외이사 3→4명 확대, 로펌 소속 중용 기조'법 잘 아는' 전문가 영입, 첫 여성 이사 포함…추가 인선 막바지 작업

유나겸 기자공개 2025-02-20 07:41:37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7일 15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이 기존 3인 사외이사 체제에서 4인 체제로 전환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사측이 그간 강조해온 ESG 경영 기조를 더욱 강화하고 기업 투명성과 거버넌스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새롭게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모두 로펌 소속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대한전선이 글로벌 사업 확장 과정에서 법률·규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 다양성 등 고려한 사외이사 영업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내달 말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두 명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다. 기존 노상섭 사외이사는 재선임되며 장경선 사외이사와 조국환 사외이사가 신규 선임된다. 추가 한 명의 사외이사는 현재 막바지 검토 단계에 있다.

이로써 대한전선의 이사회는 총 7명이 된다.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기존 3명의 사외이사 체제에서 4명 체제로 확대된다.

재선임된 노 사외이사는 공정거래위원회 및 통계청 등 경제부처에서 20년간 근무한 공정거래 및 경제정책 전문가다. 현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기존 세 명의 사외이사 중 유일하게 재선임됐다.

신규 선임되는 조 사외이사는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감독국 국장을 역임한 금융 전문가로 현재 법무법인 화우에서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법무법인 화우에서 담당하는 주요 업무 분야 역시 금융 관련이다.

장 사외이사는 대한전선 이사회 최초의 여성 멤버로 현재 김앤장에서 외국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김앤장에 합류하기 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두고 서울을 포함한 세계 19개 도시에 지사를 운영하는 다국적 로펌 '폴 헤이스팅스'에서 근무한 바 있다. 기업정보 보호, 영업비밀, 준법경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장 변호사의 선임은 2022년 8월 개정된 자본시장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의 상장사는 2024년 8월부터 최소 한 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포함해야 한다.

대한전선의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자산총액이 2조4193억 원에 달하는 만큼 이번 여성 이사 선임은 해당 규정을 충족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추가 사외이사 한 명은 현재 막바지 검토 중이다. 대한전선은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고려하는 동시에 신규 사업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SG에 진심' 담긴 이사회 구성도 주목

대한전선이 기존 3인 사외이사 체제에서 4인 체제로 전환하는 배경에는 ESG 경영 강화와 경영 투명성 확보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대한전선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ESG 경영 기조와 맞물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2021년 호반그룹에 인수된 이후 ESG 경영을 강화해왔다. 준법감시(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준법지원팀을 신설하는 등 내부 통제를 강화한 결과 국내 전선업계 최초로 4년 연속 ESG A등급(우수)을 획득했다.

최근 전선업계가 호황을 맞아 대한전선의 기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회사는 사외이사 4인 체제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경영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기업 운영의 독립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사외이사 구성에서 눈에 띄는 점은 법률 및 규제 대응 역량이 한층 강화됐다는 점이다. 신임 사외이사들은 모두 현재 로펌에서 활동 중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쉽게 말해 '법 잘 아는 기업 전문가'인 셈이다.

기존에도 금융감독원, 변호사,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출신 인사가 대한전선의 사외이사로 활동했지만, 세 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로펌 소속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대한전선이 사외이사 구성을 법률·규제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보고 있다. 전선업계는 전력·통신 인프라의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산업으로 특허·기술력이 중요한 경쟁 요소다.

다만 기술 차별화가 어렵고 유사한 제조 방식이 많아 지식재산권 관련 소송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한 한전·건설사·대형 발전소 등이 발주하는 초고압 전력망, 해저 케이블, 통신망 구축 사업은 수주 경쟁이 치열해 가격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 이슈가 자주 제기된다.

이에 따라 법률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을 고려했을 때 대한전선이 사외이사로 법률 전문가들을 선임한 것은 복잡한 법적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사업 확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여러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경험을 두루 갖춘 사외이사를 모셔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보면 된다"며 "최근 4인 체제에 대한 필요성이 생긴 동시에 사외이사 확대를 통해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자는 내부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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