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신약 로드맵]10년 전 시작한 ADC…기술수혈로 만든 플랫폼 공개 임박③오픈이노베이션 통해 신약기술 내재화, 2026년 자체 기술 쇼케이스 예고
정새임 기자공개 2025-03-13 09:15:35
[편집자주]
바이오시밀러로 시가총액 38조원을 이룬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 복귀 후 통합 작업까지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사로의 도약에 나섰다.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신약 파이프라인이 올해 본임상에 진입한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 등 당장 현실에 놓인 과제를 지적하는 시장의 요구 속 셀트리온의 신약 여정은 순탄치 않다. 가야만 하는 길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일이 과제다. 더벨은 셀트리온그룹이 그리는 신약 방향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의 신약 전략은 잡식성으로 읽힌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마이크로바이옴, mRNA 백신, 이중항체 등 다양한 분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며 먹거리를 대거 확보해놨다.이 전략은 신약 로드맵의 불확실성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뭘 할지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지난해부터 셀트리온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방점은 ADC. 올해 구체적인 타깃도 공개됐다.
하지만 자체 플랫폼 기술이 마련되지 않던 터라 아직은 외부 의존도가 높다. 공격적으로 기술 개발에 들어가면서 내년부터는 자체 개발을 통한 신약 물질을 선보인다.
◇늦어진 ADC 진입, 3년간 공격적 오픈이노베이션
셀트리온은 약 12년 전 국내서는 개념 조차 생소했던 ADC에 대해 관심을 갖고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서정진 회장의 주문으로 셀트리온화학연구소라는 별도의 연구소를 두면서 ADC 개발에 힘을 실었다.
약 5년 전쯤부터 ADC가 재조명 받으면서 항암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모달리티가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셀트리온이 당시 개발에 속도를 냈다면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입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 등 주력 사업에 우선순위가 밀리며 진전이 되지 않았다. 전담 연구소도 셀트리온제약으로 합병되면서 사라졌다.

그 사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ADC 분야서 셀트리온의 존재감은 사라지는 듯했다. 그렇다고 셀트리온이 ADC 신약을 놓은 건 아니었다. 영국 ADC 개발기업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약 5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익수다 이사회에 장남 서진석 대표가 사내이사로 등재되기도 했다.
익수다 외에도 미국 ADC 벤처 단타리, 국내 ADC 개발사 피노바이오 등에 투자하며 연구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경쟁력 있는 항체를 발굴하기 위해 미국 에이비프로, 국내 벤처 싸이런테라퓨틱스, 지뉴브, 바스젠바이오 등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ADC는 아니지만 새로운 신약 분야 탐색을 위해 HEM파마(마이크로바이옴), 리스큐어(마이크로바이옴), 트라이링크(mRNA 백신), 진메디신(항암 바이러스) 등과도 손을 잡았다. 2021~2023년 사이 광범위한 오픈이노베이션이 진행됐다.
특히 6건의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2023년은 서 회장이 2년의 은퇴기간을 접고 경영에 복귀한 시점이다. 이즈음 신약연구본부 내 신규사업팀의 역할이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 등 오픈이노베이션으로 변화하면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협업 통한 ADC 3종 본임상, 내년 자체 개발한 플랫폼 기술 적용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셀트리온이 주력한 것은 ADC 자체 플랫폼 기술 개발이다. 이미 블록버스터가 된 오리지널 물질을 따라 만드는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신약은 개발 단계부터 유망 타깃을 설정하고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자체 기술이 없던 셀트리온은 외부에서 기술을 수혈하면서 자체 수준을 끌어올리고자 했다. 특허가 만료된 링크를 가져오고 피노바이오로부터 페이로드를 받아 ADC 물질을 만들었다.

올해 임상에 진입하는 3개 ADC 파이프라인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탄생한 결실이다. 올해 처음으로 3개 물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했다. CT-P70, CT-P71, CT-P73으로 각각 cMET, Nectin-4, 종양관련항원(TAA)를 타깃한다.
글로벌 빅파마 애브비가 cMET 타깃 ADC 신약을 올해 허가받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CT-P70은 '계열 내 최고(Best-in-class)'를 꾀한다. 전임상 실험에서 애브비 물질과 비교한 결과 우수한 약물 치료지수(Therapeutic index)를 입증했다.
치료지수는 약물의 안전한계를 표현한 것으로 지수가 높을 수록 유효용량과 독성용량 간 폭이 넓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본다. CT-P70은 애브비 약물과 200배 차이를 보였다.
CT-P71은 유방암 등 고형암에서 주로 발현하는 세포 표면 단백질 넥틴-4를 타깃한다. 아스텔라스와 씨젠이 공동 개발한 ADC 신약 '파드셉'과 같은 타깃이다. 인비보 실험 결과를 공개했는데 경쟁약물이 64.6%의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나타낸데 반해 CT-P71은 90.8%로 월등히 높은 효과를 보였다.
셀트리온은 내년에도 2~3개 ADC 파이프라인을 본임상에 올릴 계획이다. 올해 물질과 다른 점은 셀트리온이 직접 개발한 페이로드를 적용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타깃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하나는 항체 면역기능인 이펙터 기능을 없앤 Fc 사일런싱, 다른 하나는 탠덤 링커라는 특징을 지닌다. ADC의 최대 단점인 독성 부작용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차세대 링커와 항체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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