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라진 위메이드 "투자자·DAXA에 사과" 위믹스 재상폐 막기 사활…해결 방안 '총동원' 예고
노윤주 기자공개 2025-03-18 09:01:08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1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메이드가 달라졌다. 최근 발생한 '플레이브릿지' 해킹 사고를 두고 투자자(홀더), 커뮤니티 멤버, 생태계 구성원 모두에게 사과했다. 특히 한때 대립했던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에도 거듭 사과했다. 위믹스 원화거래소 재상폐만은 막겠다는 의도가 보인다.위믹스는 이번 해킹으로 주요 원화거래소에서 거래 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상장폐지, 유의종목 지정 연장·해제 여부는 21일 전 판가름 난다. 그 전에 신뢰를 일부 회복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게 위메이드 입장이다.
◇DAXA 입장 발표 임박…다급해진 위메이드 '대립 대신 사과'
1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한컴타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석환 위믹스 PTE 대표(사진)는 "투자자, 커뮤니티에게도 죄송하고 저희로 인해 겪지 않아도 될 고충을 겪고 있는 가상자산거래소와 DAXA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위믹스 재단이 운영 중인 탈중앙화 가상자산 플랫폼 플레이브릿지는 외부 해킹 공격을 받아 위믹스를 탈취당했다. 탈취 규모는 약 865만개로 원화 환산액은 87억5000만원 상당이다.
브릿지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가상자산을 교환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위믹스 메인넷에서 발행된 A토큰을 맡겨두면 이더리움 기반 B토큰을 지급해 주는 형태다. 이때 A토큰은 금고(볼트)에 락업해둔다. 볼트에 다량의 가상자산이 저장돼 있어 종종 해커들의 공격 대상이 된다.

재단의 해킹 공지 후 주요 거래소는 일제히 위믹스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위메이드와 위믹스 재단은 대응 상황과 해결 방안을 내놨다. 투자자뿐 아니라 거래소와 DAXA에 대한 사과도 계속했다.
2022년 위믹스 첫 상장폐지 거래소, DAXA와 대립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첫 상폐 때는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가 "아무 기준 없는 상장폐지이고 업비트의 갑질"이라는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간 바 있다.
위메이드의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 1년간 재상장을 준비하며 가상자산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원화거래소 상장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체감했다. 코인마켓거래소, 해외거래소 상장으로는 부족했다.
이에 장장 1년에 걸쳐 업비트를 제외한 4개 원화거래소 재상장을 이뤄냈다. 어렵게 재상장을 한 이상 이제는 대립각을 세울 때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시장 혼란 우려해 해킹 즉시 발표 안 해…정상화 최우선"
이번 해킹에서 위메이드는 초도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킹 사실을 즉시 시장에 공유하지 않고 나흘 뒤에나 이를 공지했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시장에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김석환 위믹스 PTE 대표는 "해킹 발생 당일인 2월 28일 내부 자산 모니터링 중 계획하지 않은 출금을 확인했다"라며 "즉시 긴급 대응 TF를 구성하고 당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초도 대응이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다수 물량이 해외거래소로 전송된 것을 확인하고 수차례에 거쳐 해외거래소들에 협조를 요청했다"라며 "하지만 해외거래소 특성상 협조가 어려운 게 있었고 대다수 물량이 시장에 매도된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사고원인과 향후 대처 방안도 공유했다. 위믹스 재상폐를 막기 위해서는 해킹 사유를 소명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고 대처, 재발 방지 계획도 시장과 거래소에 밝혀야 한다.
여러 침해 경로를 추적 중이지만 2023년 7월경 직원이 공유물 저장소에 자료를 업로드한 게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파악됐다. 위메이드는 밝혀지지 않은 추가 원인도 고려해 서버 인프라를 이전하고 서비스 모니터링과 제어 범위를 확대했다.
작은 거래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추가 인증을 거치도록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또 복수 볼트를 사용해 단일 볼트에 대규모 자산이 몰리지 않도록 처리하고 있다. 비밀키(프라이빗키)도 전부 새로 생성했다. 21일에는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는 목표다.
해킹당한 물량은 재단 자금에서 채워넣기로 결정했다. 또 탈취 자산이 시장에 매도된 점을 고려해 2000만개 위믹스를 장내매수할 예정이다. 매수는 국내거래소를 통해 시세에 과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순차 진행한다. 원화 기준 166억원 상당이다.
재원은 위메이드에서도 보탤 예정이다. 위믹스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대부분은 가상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위믹스 비중이 가장 크고 투자·운용 목적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도 갖고 있다. 위믹스를 제외하고 당장 가용 가능한 가상자산 규모는 150억원에서 200억원대로 추정된다. 약속한 바이백을 진행하기에 빠듯하다.
김 대표는 "바이백 재원은 재단이 가진 재원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부족하면 위메이드 전사 차원에서 동원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태계 정상화를 위한 피해 회복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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