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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저축은행은 지금]단일 영업구역 한계, 지역 부동산 침체에 '직격탄'②기업대출서 부실 이어지며 2년 연속 적자…M&A 규제 완화로 수도권 진출 가능성 '거론'

유정화 기자공개 2025-03-27 12:34:37

[편집자주]

IBK저축은행은 기업은행이 부실 저축은행 정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부산에 자리를 잡았다. 중소기업 지원에 특화된 기업은행의 DNA를 이어받은 만큼 부산·울산·경남 지역 경제를 기반으로 빠르게 입지를 다졌다. 성장세는 부동산, 지역 경기 침체와 함께 발목이 잡혔다. 올해 IBK저축은행은 자산 체질개선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엔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가 완화되면서 수도권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제2의 성장을 노리는 IBK저축은행이 마주한 경영 상황, 과제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07시0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에 거점을 둔 IBK저축은행은 2년 연속 부진한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주된 이유는 부동산 대출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이다. 특히 IBK저축은행은 지역 영업구역별 신용공여 규제로 부산·울산·경남 소재 건설사 비중이 높은 편인데,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전성에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지방 저축은행의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도 따른다. 지방소멸이 가속화하면서 영업 기반은 갈수록 약해지고 부실 역시 심화하고 있어 수도권 저축은행 간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IBK저축은행은 지주계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부산, 경남권 단일 영업구역을 두고 있는 만큼, 인수합병(M&A)을 통한 수도권 진출을 타진할 지도 관심사다.

◇부·울·경 부동산 편중된 대출 포트폴리오, 실적 '발목'

기업은행이 발표한 '2024년 경영실적'에 따르면 계열사인 IBK저축은행의 지난해 연결 기준 누적 순손실은 546억원으로 나타났다. 적자 폭은 전년(249억원)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 다른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이 적자 폭을 줄이거나 흑자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표다.

실적이 악화한 주요 원인은 기업대출에서의 부실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IBK저축은행의 기업대출은 8183억원으로 전체 여신(1조4956억원) 가운데 54.7%를 차지한다. 기업대출 규모는 2022년 말 1조191억원을 기록했으나, 잇따라 부실이 발생하면서 해당 채권을 정리하고 보수적 영업 기조를 유지하면서 2년새 20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특히 건설업·부동산업 비중이 높다. 부동산업과 건설업 대출 규모는 각각 3524억원, 1544억원으로 전체 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9%에 이른다. 이어 △기타(1013억원) △도매 및 소매업(683억원) △제조업(578억원) △숙박 및 음식점업(453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상황도 좋지 않다. 부동산업과 건설업 연체율은 각각 25.8%, 14.5% 수준이다. PF 대출 연체율은 9.13%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IBK저축은행이 부동산PF 부실 사업장과 관련 대출 취급을 자제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IBK저축은행의 부산 소재 건설사 비중은 각각 21.4%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한신평은 “지방 부동산시장 회복이 더뎌 부실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IBK저축은행은 영업구역에 부산·울산·경남 지역이 포함돼 지방의 경기 상황에 따라 실적 및 재무지표의 민감도가 높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IBK저축은행은 부산·울산·경남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대출을 진행하고 있으나 영업에 한계가 있다. 저축은행은 총신용공여액 중에 영업구역 내 개인·중소기업 신용공여합계액 비중에서 일정한 당국 규제(수도권 50% 이상, 지방 40% 이상)를 적용받고 있다.

◇수도권·지방 양극화 심화…수도권 저축은행 M&A 환경 구축

지방 저축은행의 경영 상황은 녹록지 않다. 비수도권 저축은행 37곳 중 자산 규모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은 6곳(16.2%)에 불과하지만 수도권 저축은행(42곳)의 59.5%(25곳)가 1조원 이상일 정도로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도 악화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산·울산·경남 지역 12개 저축은행의 평균 BIS 자기자본비율은 13.7%로 6개 영업구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각각 9.7%, 13.4%로 전국 평균치인 8.7%, 11.2%를 웃돌았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저축은행은 영엽구역 규제가 있기 때문에 지역 경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라며 "부울경은 자동차, 조선과 같은 경기 영향을 많이 타는 제조업을 중심 산업으로 하기 때문에 부산, 경남권에 소재한 저축은행의 건전성도 덩달아 악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BK저축은행은 지주계 8곳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부산, 경남권 단일 영업구역을 두고 있다. 부산 리딩 저축은행을 두고 다투고 있는 BNK저축은행의 경우 서울과 부산, 경남권 2곳 영업구역을 보유했다. 이외에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충청권, NH저축은행은 서울, KB·신한·하나저축은행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기반으로 영업한다.

최근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M&A 규제를 완화하면서 IBK저축은행의 수도권 진출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국은 최근 영업구역을 최대 4곳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구조조정 저축은행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 가령 최근 2년간 분기별 경영실태평가에서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에 해당하는 저축은행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다.

IBK저축은행의 수도권 진출은 모기업인 기업은행의 몫이다. 저축은행간 M&A는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금융지주가 수도권내 취약 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수도권을 영업 기반으로 두고 있지 않은 기업은행과 우리금융지주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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