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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저축은행은 지금]부동산 한파에 얼어붙은 부울경 '리딩 저축은행'①부실 늘자 NPL 정리 주력, 자산 1조원대로 감소…중금리·정책대출 통해 재도약 기틀 마련

유정화 기자공개 2025-03-25 12:36:29

[편집자주]

IBK저축은행은 기업은행이 부실 저축은행 정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부산에 자리를 잡았다. 중소기업 지원에 특화된 기업은행의 DNA를 이어받은 만큼 부산·울산·경남 지역 경제를 기반으로 빠르게 입지를 다졌다. 성장세는 부동산, 지역 경기 침체와 함께 발목이 잡혔다. 올해 IBK저축은행은 자산 체질개선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엔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가 완화되면서 수도권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제2의 성장을 노리는 IBK저축은행이 마주한 경영 상황, 과제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1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저축은행은 부산·경남권역을 대표하는 저축은행이다. 모기업인 기업은행의 설립 취지를 이어 받아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웠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리딩 저축은행' 자리를 두고 12년간 BNK저축은행과 1, 2위를 다투는 양상이다.

2022년에는 총자산이 2조원을 넘기면서 부울경 1위 저축은행 자리를 공고히 하는 듯 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한파 장기화로 자산 규모가 뒷걸음쳤고 2023년부터 BNK저축은행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IBK저축은행은 중금리 대출과 정책자금대출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정비해 다시 외형 성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성장 견인하던 부동산·건설업 대출 '부메랑'

저축은행중앙회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산·경남권에 본점을 두고 있는 저축은행은 11개다. 이 가운데 IBK저축은행 자산은 1조7591억원으로 BNK저축은행(1조9095억원)에 이은 2위다. 3위는 고려저축은행(1조5776억원)이다. 이외에 자산 1조원 미만 저축은행으로 △동원제일 △진주 △흥국 △우리 △DH △조흥 △솔브레인 △국제 등이 있다.


IBK기업은행은 기업은행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예솔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출범 첫해인 2013년부터 BNK저축은행과 줄곧 부산·경남권 저축은행 1위 자리를 놓고 다퉈 왔다. 예솔저축은행은 부산저축은행과 영남저축은행, 토마토2저축은행, 경은저축은행 등의 일부 자산·부채를 이전해 설립된 가교저축은행이다.

4개 저축은행의 부실 자산을 안고 시작했지만, 단기간 내 경영정상화에 성공하면서 IBK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매년 꾸준히 성장했다. 출범 첫해 4679억원에서 2017년 1조원을 돌파한 뒤 2022년에는 2조1000억원까지 증가했다. 2016~2019년, 2022년 부산·경남권 자산 규모 1위를 기록했다.

자산 성장을 견인한 건 기업대출이다. IBK저축은행은 정만섭 기업은행 IB본부 부행장을 초대 대표로 선임하면서 기업대출 관리에 주력해 왔다. 특히 기업은행과의 연계영업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 대상 대출을 확대했다. 제조, 도매·소매, 숙박·음식점 등 모든 업종에서 대출 규모가 늘어났는데 특히 부동산·건설이 중심이 됐다.

그러나 2023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금리 인상, 팬데믹 시기 공급 과잉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불황이 시작됐고, 부동산 대출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부동산 시장 한파로 PF, 건설업 등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했고 부실 대출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하는 과정에서 자산이 역성장했다.

IBK저축은행은 부산·울산·경남지역 기업 불황에 큰 영향을 받았다. 다른 지주계 저축은행과 달리 IBK저축은행은 부산·경남권만을 영업구역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내 개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총대출 대비 수도권은 50% 이상, 비수도권은 4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2년 연속 적자, 올해 은행 준하는 영업·여신시스템 도입

IBK저축은행은 대출 자산이 줄고 부동산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면서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IBK저축은행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손실은 546억원이다. 적자 폭은 전년(249억원)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

날로 악화하던 건전성 지표는 최근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부실채권 상·매각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지난해 말 연체율 9.75%를 기록했다. 2023년 9월 3.9%를 기록한 연체율은 지난해 9월(9.84%)까지 4분기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그려왔다.


지난해 6월 16.1%까지 치솟았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지난해 말 13.9%로 다소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위험가중자산을 최소화해 BIS비율도 개선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0.35%까지 떨어졌던 BIS비율은 후순위 예금 지원을 통해 지난해 말 13.8%까지 높아졌다.

IBK저축은행은 신속하게 부실자산을 털어 내고 재도약 기틀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올해는 은행에 준하는 영업시스템, 여신심사시스템을 도입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가계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기업대출 중심 포트폴리오를 전면 개편한다는 의미다.

체질 개선의 핵심은 중금리대출과 햇살론, 사잇돌 등 정책자금대출이다. 지난해 중금리대출 취급 규모는 705억원으로 2023년(293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정책자금대출은 수익성은 낮지만 부실이 발생해도 서민금융진흥원 등 공공기관이 대출금의 90% 이상을 채권자 대신 갚아 금융사 입장에서 안정성이 큰 대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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