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프로파일]건축학도에서 기업 해결사로, IMM크레딧 윤주환 전무IMM PE 시절 한독·대한전선 등 딜 두루 섭렵, 크레딧서 1호 펀드 모집
윤준영 기자공개 2025-04-07 07:16:31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1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축과 투자는 닮은 꼴이다. 엔지니어링을 바탕으로 상상력과 디자인을 더해 완성된 건축물을 만드는 건축설계와 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략이 더해져 기업 투자가 완성되는 과정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둘 모두 정교한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에 비견하기엔 너무 과한 말일까.윤주환 IMM크레딧앤솔루션(IMM크레딧) 전무는 건축학도에서 회계사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대학 시절 형의 권유로 시작한 회계 공부는 2년 만에 시험을 합격할 정도로 잘 맞아 결국 천직이 됐다. 2008년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소형 운용사일 무렵에 합류한 그에게 PEF 투자업은 어느새 천직이 됐다.

윤 전무는 원래 이공학도였다. 건축 설계사의 꿈을 안고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다니던 친형의 권유로 우연히 시작한 회계 공부는 2년 만에 회계사 시험에 합격할 정도로 적성에 잘 맞았다.
윤 전무는 삼일회계법인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처음 배정된 부서는 딜을 담당하는 FAS팀이었다. 당시 생소했던 딜 부서로 배정받아 당황스러웠다. 회계사면 응당 감사업무를 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윤 전무는 우연히 배치된 FAS팀에서 평생 직업이 된 '투자업'을 알게 된다.
그는 해당 팀에서 법정관리에 처한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을 돕는 한편 조선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의 딜을 주로 맡았다. 그러다 단기적인 자문 업무만 제공하는 회계법인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를 주도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 등장하고 있던 사모펀드(PEF) 운용업에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됐다. 이에 2008년 당시 신생 운용사로 1호 블라인드 펀드를 모집 중이었던 IMM PE로 이직을 결심하게 된다.
IMM PE에 합류하며 윤 전무는 그의 투자업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자양분이 될 딜을 만나게 된다. IMM PE가 2010년 투자했던 와이퍼 회사 캐프가 그 주인공이다. IMM PE 입장에선 겨우 원금을 회수한 딜이지만, 2013년 회사가 법정관리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사후관리 담당자로 투입되면서 윤 전무는 더욱 단단해졌다.
당시 구원투수 역할로 투입돼 어려운 포트폴리오 회사를 살려내기 위한 밸류업 작업을 최일선에서 수행하면서 윤 전무의 투자 철학은 더욱 뚜렷해졌다고 한다. 기관투자자(LP)들이 절대 수익을 잃지 않도록 투자를 실행하되 투자한 기업의 성장에 책임을 다하는, 즉 이해관계자들 모두에 도움이 되는 투자를 하자는 원칙이다. 이러한 경험과 원칙을 통해 윤 전무는 2008년 이후 직접 투자했던 모든 딜에서 단 한 건의 손실도 겪지 않는 트랙 레코드를 갖추게 되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현장 목소리로 기업의 고민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아라
윤 전무가 IMM크레딧에 합류한 이래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일이었다. 각 산업 분야의 현황을 이해하고 고민을 파악하기 위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지런히 사람을 만나고 다녔다고 한다.
윤 전무의 철칙은 매일 점심 처음 만나는 사람과 식사를 하는 일이다. 저녁은 기존에 알았던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점심 시간만큼은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고 투자를 위한 생생한 정보를 쌓아가는 시간으로 만들자는 의미다.
이를 통해 윤 전무는 기업들의 고민은 무엇이고 투자자로서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함께 논의한다. 기업이 투자 유치가 필요할 때는 크게 세 가지 상황으로 본다. 회사를 매각하고 싶을 때는 바이아웃(Buy-Out) 투자, 회사가 성장을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면 그로쓰캐피탈(Growth Capital) 투자, 회사가 보유한 자산 또는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이 자금을 다른 신성장 동력에 투자하거나 재무안정에 활용하고 싶다면 유동화 투자가 해당된다.
윤 전무는 회사의 고민을 이해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신뢰를 갖고 깊이 있게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PEF 운용사가 먼저 필요한 투자 방식이나 구조를 제안해야 하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 평소에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나 회사 임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윤 전무의 듣는 능력은 현재 IMM크레딧이 진행하고 있는 블라인드펀드 모집에서도 톡톡히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윤 전무는 수많은 LP들과 소통하며 각 기관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에 부응하는 적절한 투자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성과도 좋다. 현재 8000억원 규모로 블라인드펀드를 모집하고 있으며 6월말까지 클로징을 앞두고 있다.
◇트랙레코드 1: 한독약품에서 종합 헬스케어 기업 한독으로, 그 변화를 이끌다
윤 전무는 IMM PE에 재직 시절 한독 창업 오너인 최대주주와 손잡고 글로벌 제약회사 사노피아벤티스가 갖고 있던 한독 지분 50%를 인수했던 건을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한독은 60년간 지켜온 사업의 독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기로에 직면해 있었다. 합작파트너였던 사노피아벤티스는 보유지분 50%을 팔아 제휴관계를 정리하려고 했지만 오너가 독자적으로 인수하기엔 부담스러웠다. 이 때 IMM PE가 한독의 '우군'으로 등장해 사노피아벤티스가 보유하던 지분 30%를 인수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오너 측은 지분 20%를 추가로 인수해 총 47.2%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윤 전무는 한독이 기존의 전문의약품(ETC) 단일 사업 중심에서 탈피해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시키고자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2014년 태평양제약의 제약사업부 인수(575억원), 바이오의약품 개발사 제넥신 투자(총 350억원) 건 등에서 자금 지원을 했다. 그 결과 2012년 10월 IMM PE가 1만5450원에 사들인 한독 주가는 2015년에는 4만원 초반대에 이르렀다. IMM PE은 한독에 760억원을 투자해 5년여 만에 1527억원을 벌어들여 IRR(내부수익률) 27%를 올렸다.
윤 전무는 한독의 성공적인 밸류업은 최대주주를 비롯해 회사 임직원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윈-윈(Win-Win) 전략을 추구한 데 따른 결과라고 평가한다. IMM PE가 당시 2대 주주로서 소수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최대주주 및 경영진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회사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다.
◇트랙레코드 2: 대한전선부터 현대삼호중공업까지 '도움이 되는 투자'
윤 전무는 가장 기억에 남는 바이아웃(Buy-out) 투자로 첫 경영권 인수 딜이었던 대한전선을 꼽았다. 대한전선은 윤 전무가 투자할 당시 상황이 좋지 못했다. 업력은 50년이 됐지만 당시 채권단의 관리 하에 자율협약을 진행하고 있었다.
지분 70%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 IMM PE는 대한전선의 정상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초고압 전선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대한전선은 실적 개선을 이뤘다.
2021년 IMM PE는 대한전선 지분 40%를 호반산업에 약 2518억 원에 매각했다. 이로써 투자 원금 대비 2.2배의 수익률과 IRR 20%를 달성하며 성공적인 기업 턴어라운드의 사례로 기록될 수 있었다. 윤 전무는 과거 채권단 관리하에 있던 대한전선이 시가총액 2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뿌듯함은 기록된 숫자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고 돌아본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IMM PE의 자금 지원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견뎌냈던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조선업은 15~20년의 주기로 반복되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인 만큼 장기적인 안목과 전략적 투자가 필수적인 업황이다. 윤 전무는 삼일회계법인 시절 다수 조선사들의 투자 딜을 담당하며 조선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2016년 조선업 수주절벽 상황에서도 현대삼호중공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는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회사는 한국 조선업의 한 축으로 위상을 더욱 높이게 됐다.
◇향후 계획: "국내 크레딧 펀드 시장 성장에 일조할 것"
국내 기업들은 차이나 쇼크와 인구 감소라는 변화 속에서 미래 성장을 이뤄내야 하는 고민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 전무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최적의 해결방안을 모색해 기업과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 성장 전략을 펼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빠른 속도로 커지는 국내 자본시장 속에서 크레딧 펀드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 역시 가장 큰 과제다. 2008년 윤 전무가 자본시장에 뛰어들 무렵 국민연금의 기금운용규모는 200조원 수준이었다. 현재 약 1000조원 규모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만큼 국민연금의 중요성도 커졌고, 다변화된 투자 전략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윤 전무는 크레딧 펀드가 국내 출자 기관들의 현재 상황에 대한 치열한 진단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고 본다. 기금 운용의 고갈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막혀 있는 안정적인 투자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과거 LP들은 블라인드펀드에 출자한 뒤 개별 운용사의 실제 투자 포트폴리오의 투자 결과에 따라 출자한 금액의 손실 여부가 종속적으로 결정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 같은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기관들은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적은 크레딧 펀드 출자 리그를 따로 분류하고 자산배분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기관들은 안정적인 수익률 제고가 가능해졌다.
수익률 측면에서 국내 LP들의 고민과 미래 성장이라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도움이 되는 역할을 IMM크레딧에서 펼치는 것이 윤 전무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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