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뮨온시아 IPO]의사에서 경영자로, '국산 항암 신약' 비전으로 뭉친 '원팀'김흥태 대표 "조직재편·비전제시·전략수립 집중, 상용화 레이스 속도"
정새임 기자공개 2025-04-16 09:22:18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5일 16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의사 김흥태의 명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를 이끌었던 그는 명실상부한 폐암 권위자다. 경영자 김흥태는 어떨까. 전문의로만 평생을 살았던 그가 과연 신생 바이오텍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뒤따랐다.유한양행 신약 자회사 이뮨온시아 수장으로 온 지 4년, 이뮨온시아는 곧 김흥태나 다름없다. 4년간 그는 새로운 비전과 시스템을 이식하고 파이프라인 전략을 재수립했다. 이뮨온시아와 유한양행이 공통의 목표를 향해 함께 달릴 수 있도록 '원팀'을 만들었다. 더벨은 김 대표(사진)를 만나 그간 이뮨온시아에서 이룬 궤적과 상장 후 나아갈 길을 물었다.
◇의사 출신 전문경영인: 강점 살린 CEO 겸 CMO
30년 의료현장에 있던 김 대표가 한 순간에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했다. 업계에선 기대 반 우려 반 시선이 있었다. 종양내과 전문의의 경력을 살려 국산 면역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경영과는 거리가 먼 의사 출신 전문경영인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김 대표는 바이오텍 경영에선 CEO(최고경영자)와 함께 CMO(최고의학책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봤다. 신약 개발을 매출로 연결짓는 바이오텍 경영진은 시장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신약 개발 전문성을 함께 갖추고 있어야 더 유리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생각이다. 보통 바이오텍은 CMO를 자문으로 두는 경우가 많지만 의사 출신인 김 대표는 CEO와 CMO를 겸하고 있다.

김 대표의 가장 큰 강점은 의료현장에서 수많은 글로벌 신약 개발 자문에 참여하며 어떻게 상용화 신약을 만들어내는지 전략을 파악해왔다는 점이다. 신약 1상 디자인만 봐도 '될 약'과 '안 될 약'이 구분된다고 한다. 즉 1상 단계부터 표준요법과 경쟁약물을 면밀히 살핀 후 전략적으로 용법·용량과 대조군을 설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좋은 약도 1상부터 디자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고 1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3상 성공률이 달라진다"며 "현장에서 임상이 잘 안 도 사라진 유망 물질을 많이 봤고 허가 임상을 해본 전문가들과 함께 초기 개발부터 전략을 잘 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리빌드업: 시스템과 비전 구축, 개발 시너지 극대화
김 대표가 이뮨온시아로 왔을 때 회사의 상황은 썩 좋지 못했다. 작은 바이오텍 내에서도 서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라 시너지가 나지 않았다. 시너지가 낮으니 개발 속도가 느리고 악순환이 이어졌다. 신약 개발 전략도 외주 CRO에 맡기다시피 했다.
이 상황에서 김 대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파이프라인 리빌드업이다.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환자등록이 지지부진한 중국 임상사이트를 정리하고 국내 병원을 늘렸다. 직접 교수들을 만나며 환자 등록을 독려했다. 신생 바이오텍이 임상책임교수들을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지만 혈액종양내과 전문의인 김 대표의 이력이 더해져 국내 임상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내부적으론 회사 공통의 비전을 제시했다. 단순히 '신약 개발'이라는 모호한 목표가 아닌 5년 뒤 구체적인 비전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비전 워크샵을 통해 '5년 후 국내 최초 면역항암제 출시로 암 치료 표준을 바꾼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부서 간 보이지 않는 칸막이를 없애고 성과보상 제도를 마련했다. 임상팀, 연구팀 등 팀제 운영에서 신약 파이프라인별 프로젝트팀을 꾸려 한 프로젝트 내 임상, 연구, CMC, BD 담당자를 함께 뒀다. 또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는 팀에 확실한 보상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회사는 제시한 목표만큼 성장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비전을 세우고 모든 팀이 프로젝트별로 하나의 원팀이 될 수 있도록 운영방식을 바꿨다"며 "분기마다 타운홀미팅을 통해 그간의 성과를 정리하고 다음 분기의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며 시너지를 극대화 하도록 독려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 철학: "출시해야 약이 된다" 분명한 목표 '상용화'
김 대표는 4년간 암정복추진단장으로 국가 R&D 자금을 운영하면서 약 150여개의 연구과제를 검토했다. 연구자들의 목표는 대부분 SCI급 논문을 쓰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연구의 궁극적 목적인 '상용화'가 아닌 그럴듯해 보이는 논문을 쓰는 행위에만 집중하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꼈다.

신약을 개발하는 측면에서도 그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는 신약을 '실체적 약'으로 정의내린다. 트렌디한 기술로 포장된 물질이 아니라 실제 환자들에게 처방됨으로써 병을 치료할 수 있어야 비로소 신약이 된다고 봤다.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가 아니어도 PD-L1 면역항암제의 빠른 상용화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장 키트루다가 존재하는 PD-L1 면역항암제에서 후발주자가 경쟁력이 있을 것인지, 국내 시장은 너무 작은 것 아닌지에 대한 우려는 그의 관점에서 '기우'와 같다.
김 대표는 "PD-(L)1 면역항암제는 다른 항암제와 달리 계속 시장이 커지면서 후발주자들도 쓰임새가 커지고 있다"며 "시장이 작지 않냐고 얘기하는데 전략이 없으면 시장이 한정적이지만 확실한 전략이 있다면 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NK/T세포 림프종 적응증에 이어 삼중음성유방암, 그리고 수술 전 보조요법 등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고 그 영역에서 이뮨온시아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허가 후에는 다양한 병용요법으로 확장하며 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자가 아닌 김 대표가 상장 후 이뮨온시아를 엑시트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단칼에 일축했다. 유한양행과 이뮨온시아가 세운 '국산 항암 신약'이라는 공통의 목표에서 상장은 하나의 과정일 뿐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무조건 신약 출시까지 간다는 것이 회사와 나의 비전이고 유한양행에서도 전폭적인 지원과 신뢰를 보내주고 있다"며 "상장은 비전을 향한 시작이며 중요한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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