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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건설, '저가수주 덫' 영업이익 반토막 전체 원가율 95% 웃돌아…사업 다각화 '열쇠'

이대종 기자공개 2012-08-30 09:14:40

이 기사는 2012년 08월 30일 09: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온 한라건설이 수익성 저하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관급공사 등의 수주물량이 줄어들자 저가수주로 낙찰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추가 공사비 발생을 부추겼고 결국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을 끌어내렸다.

◇ 매출·수주잔고는 늘고 영업이익은 줄고

지난 2009년 한라건설의 전체 매출액은 1조6160억원에 달했다. 이듬해 1조5030억원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1조686억원을 기록하며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올해도 목표치는 1조8360억원으로 오름세다.

수주잔고 추이도 비슷한 모습이다. 2008년 3조9190억원이던 수주잔고는 2009년 4조7430억원을 기록했고 이듬해 5조원을 넘어서더니 지난해에는 5조5070억원을 나타냈다. 시장침체에도 불구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유지하면 풍부한 공사잔량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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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당기순이익은 하락세다. 2009년 594억원으로 최근 5년 새 정점을 찍은 이후 2010년에는 481억원을 기록하다 지난해에는 200억원의 손실로 이어졌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비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 같은 하락세가 이어져 영업비용과 영업이익,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토목이나 건축, 도급주택 모두 이익률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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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저가투찰->원가율 상승->수익성 하락 악순환

한라건설은 해외사업보다는 국내사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해외사업의 신규수주는 2010년에 처음 이뤄졌고 지난해 규모도 전체 3.5%에 불과하다.

문제는 국내 부동산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리스크 부담이 적은 관급공사로 몰리면서 건설사 간 저가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간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매출액과 수주잔고 면에서 일정 수준을 유지했던 한라건설도 이에 동참했다.

하지만 낙찰받은 사업장 대부분은 공사 예정가에 8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올해 첫 관급공사로 수주한 구리갈매 보금자리 주택지구 공사 역시 예정가격 대비 73.97%인 369억4500만원을 투찰해 낙찰자로 선정됐다.

더 큰 문제는 낙찰가대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치열한 수주경쟁을 뚫기 위해 서로 낮은 금액 투찰하다보니 공사비용이 추가로 발생했고 자연스럽게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라건설의 올해 2분기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전 부문의 원가율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매출액 비중이 가장 높은 토목과 건축의 경우 모두 95%를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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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장 많은 매출을 차지하는 건축 부문의 원가율 상승 영향이 크다. 공사기간이 보통 5년을 넘는 토목의 경우 사업 진행 중 설계변경이 빈번해 마진율을 최소 5%까지 맞출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 후문이다.

반면 공사기간이 길어야 2년 안팎인 건축의 경우 계약 당시 설계가 정해지면 중간에 바뀌는 일은 거의 없다. 여기에 계약을 따기 위해 수주는 저가로 하다보니 마진율은 1~2%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관급공사 건축부문에서 한라건설 수주한 금액은 3500억원 정도로 전체 신규 수주액 1조8410억원의 19%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라건설 자체 문제라기 보다 건설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영향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원가율 낮추기에 고심하고 있다"면서 "전체 95% 내외인 한라건설의 원가율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반기 신규수주가 6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정도 증가한 점은 긍정적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 그룹과 현대백화점 등의 범현대 계열사 발주 공사가 580억원 정도 대기하고 있는 점도 호재다. 한라건설의 한 관계자는 "결국 사업부문의 다각화가 열쇠"라면서 "현재 전체 매출액의 60%를 넘는 토목과 건축 비중을 오는 2015년까지 45% 수준까지 낮추고 4%미만인 해외사업을 최고 18%까지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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