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도 계정 재분류, 배경은? "만기보유증권으로 2.4조원 전환"…RBC 비율 방어 나서
강예지 기자공개 2013-10-24 10:20:32
이 기사는 2013년 10월 22일 11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 기준 손보업계 3위 현대해상이 매도가능 금융자산 일부를 만기보유 금융자산에 편입했다. 자본 변동성을 줄이고 위험기준 자기자본(RBC) 비율을 방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늘어난 만기보유 금융자산…채권평가손실 피하고 RBC 비율 방어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8월 매도가능 금융자산 2조 4000억 원가량을 만기보유 금융자산으로 전환했다. 8월 한 달간 벌어들인 원수보험료(8747억 원) 3배에 가까운 금액이자, 한 달간 늘어난 운용자산 규모(2346억 원)의 10배를 넘어선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금리 인상, 하락에 따른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2조 4000억 원 상당의 매도가능 금융자산을 만기보유 금융자산으로 재분류했다"고 밝혔다.
현대해상이 보유한 만기보유금융자산은 지난 7월 말 1조 4290억 원에서 8월 말 3조 9723억 원으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매도가능 금융자산은 9조 184억 원에서 6조 7294억 원으로 2조 2890억 원 감소했다.
지난 8월은 시중금리가 상승하던 시기로, 채권평가손실 인식이 불가피했다. 이에 현대해상이 향후 금리가 오를 때 대규모 채권평가손실을 피하기 위해 재분류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평가손실은 RBC 비율 하락으로 직결되는 점, 현대해상의 지난 6월 말 기준 RBC 비율이 189.57%로 3개 분기 연속 하락한 점, 자본 건전성 강화 기조로 앞으로도 RBC 제도 변경이 예정된 점 등을 고려해서다. 만기보유 금융자산은 매도가능 금융자산과 달리 시가 평가를 하지 않기 때문에 평가손익을 인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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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전략, 같은 목적의 '자본 마사지'
그동안의 재분류 사례와 비교할 때 현대해상이 가지고 있던 매도가능 금융자산을 만기보유로 재분류한 것은 같은 목적의 전혀 다른 전략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보험사들은 그간 만기보유 금융자산을 매도가능 금융자산으로 재분류했다. 내려가는 금리에 따라 채권평가이익을 반영해 자본을 늘리고, RBC 비율을 올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한화손보, 동부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KDB생명 등이 이 방법으로 RBC 비율을 최대 68%포인트 끌어올렸다. 회계기준 상 3 회계연도 동안 만기보유 금융자산을 편입하지 못하는 패널티를 감내해야 하지만, 저금리와 RBC 제도 강화 환경에서 이들 보험사는 별다른 비용 없이 자본 확충 효과를 누린 셈이다.
현대해상도 같은 목적 즉, RBC 비율을 방어하기 위해 재분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리 상승 시 채권평가손실 규모를 줄이기 위해 반대 전략을 택한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해상의 RBC 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214.93%, 지난 3월 말 207.17%, 지난 6월 말 189.57%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 1분기 RBC 비율이 17.6%포인트 하락한 데는 금리 상승 탓이 컸다. 경쟁사 동부화재의 RBC 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254.37%, 지난 3월 말 254.60%, 지난 6월 말 231.41%를 기록, 여전히 200%를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해상은 이번 재분류로 향후 금리 하락 시 볼 수 있는 채권평가이익 일부를 포기하게 된 셈이다. 예로 지난 8월 5~6월 수준을 웃돌던 금리가 결산을 앞둔 9월 말 국고채 5년물 기준 12bp가량 하락했지만, 현대해상은 매도가능 금융자산을 그대로 보유했다면 누렸을 자본 증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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