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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vs 물갈이' 오비맥주·하이트진로 엇갈린 인사 하이트진로, 사장단 유임…오비맥주, 신임 사장 중심 '쇄신'

이경주 기자공개 2014-12-24 08:13: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23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주류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정기임원 인사에서 각기 다른 카드를 빼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사장단을 유임시키는 '안정형' 인사를 택한 반면 오비맥주는 신임 사장인 프레데리코 프레이레사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체제를 꾸리는 ‘쇄신' 카드를 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2일 2015년 정기임원인사에서 김인규 대표이사 사장(사진, 左)과 손봉수 생산총괄 사장, 양인집 해외사업총괄 사장 등 사장단 3인을 모두 유임시켰다. 이들은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올해 실적이 크게 악화돼 인사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올해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와 롯데주류의 도전에 맞서 판매관리비를 크게 늘리고 공격적 영업에 나섰다. 매출은 크게 늘지 않고 수익성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 1조4044억원, 영업이익 795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매출은 2%, 영업이익은 39.6% 감소했다. 다만 뉴하이트가 출시된 4월이후 영업이익은 회복세에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05억원 2분기는 310억원, 3분기는 378억원이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은 사장단을 유임시키는 '안정형' 인사를 택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 무리한 변화보다는 기존체제 유지가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악화 원인을 롯데주류의 맥주사업 진출 등 피치못할 외부요인으로 해석한 것으로도 보여지는 인사라는 게 주류업계의 평이다.

박 회장은 오히려 임원들을 승진시켜 격려했다. 부사장 1명, 전무 1명, 상무 8명, 상무보 8명 등 총 18명이 승진했다.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16명이 승진한 것보다 오히려 2명 많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실적악화로 계열사 사장단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는 등 재계 전반적으로 인사칼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는 상황과 반대되는 용병술이다.

반면 라이벌인 오비맥주는 올해 4월 주인이 AB인베브로 바뀌면서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다. 우선 지난 11월 AB인베브 부사장이었던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사진,右)이 신임 사장이 되고 전임 사장이었던 장인수 부회장은 경영 2선으로 물러났다. 장 부회장은 오비맥주를 맥주시장 1위로 키운 일등공신이지만 현재 마포구에 따로 집무실을 두고 대외업무만 맡고 있다.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사장
최근 진행한 정기임원인사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보인다. 정통 오비맥주 출신인 김동철 영업기획 전무를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부사장은 장 부회장이 데려온 구(舊) 진로파 출신이 아니다. 업계는 이를 두고 프레이레 사장이 오비맥주에서 장 부회장의 색깔을 빼고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오비맥주의 이런 인사는 '안정'을 추구했다기보다 '쇄신'을 겨냥했다고 보는게 주류업계 시각이다. 오비맥주 성장의 1등공신들을 새로운 인물들로 바꿔 외국 대주주 입맛에 맞는 인사를 실시해 조직을 장악해 가려 한다는 시각이다.

롯데주류의 도전을 맞아 각기 다른 인사카드를 빼든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내년 과연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롯데주류는 올해 4월 라거맥주 클라우드를 출시한 후 현재 일부 대형마트 점유율이 10%대까지 상승하며 경쟁사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주류의 맥주사업 진출 전에는 오비맥주가 60%, 하이트진로가 40%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이후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크게 떨어지고 하이트진로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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