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1월 05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비맥주는 영업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업전문가들인 장인수 부회장과 한태원 전무를 쳐냈다. 경쟁사 입장에서는 쾌재를 부르는 상황이다"주인이 바뀐 오비맥주가 최근 단행한 임원인사에 대한 경쟁사 반응이다. 오비맥주는 한태원 서울권역본부장을 특수영업본부장으로 발령시켰다. 매출기여도가 가장 높은 곳에서 미미한 곳으로의 이동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좌천으로 생각하고 있다. 당장 옷을 벗기지 않은 것만으로도 배려해준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앞서 오비맥주 전 대표인 장 부회장도 지난해 11월 본사 AB인베브 측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이 새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경쟁사들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오비맥주를 업계 1위로 만든 일등공신들이 줄줄이 좌천됐기 때문.
주류업계는 영업력에 좌우 된다. 주류는 음료와 다르게 유통업체와 직거래가 안되고 중간에 도매상이 낀다. 도매상에 대한 영업이 곧 점유율로 이어진다. 고신영달(고졸신화·영업달인)이라 불릴 정도로 도매상들과 끈끈한 네트웍을 구축하고 있는 장 부회장과 그의 측근인 한 전무는 지난 2010년 진로에서 오비맥주로 함께 자리를 옮겼다. 이들 덕에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업계 1위가 됐다.
업계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2010년 맥주신제품 ‘d'를 출시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지만 빛을 보지 못한 이유는 장 부회장과 같은 영업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반면 같은 해 장 부회장을 영입한 오비맥주는 1년만에 업계 1위가 됐다"고 회상했다.
경쟁사들은 점유율을 빼앗을 기회라고 보고 있다. 장 부회장에 대한 인사는 회사주인이 바뀌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핵심지역을 맡았던 한 전무까지 내쳐지며 프레이레 사장이 장인수식 영업전략에 힘을 싣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AB인베브(당시 인터브루)는 지난 1998년 최초로 오비맥주를 인수했을 때 수익성 중심으로 전략을 바꾸고 영업조직을 전면 재편했다. 당시 오비맥주는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가 이같은 전략을 답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맥주시장은 점유율을 일부 내주고 수익성을 챙길 만큼 평화로운 시기가 아니라는 점이 당시와 다르다.
유통공룡인 롯데그룹은 새로 출시한 ‘클라우드'를 대대적으로 자사 마트와 편의점 매대에 전면 배치하고 있으며, 하이트진로도 리뉴얼제품 ‘뉴하이트'로 공세를 높이며 오비맥주의 점유율을 뺏고 있다. 특히 오비맥주 산화취 사건은 이들의 의지에 기름을 붙고 있는 상황이다.
오비맥주는 이같은 해석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프레이레 사장이 한국식 영업방식을 존중하겠다고 평소에 강조해 왔다고 한다. 이번 인사에서 장인수 부회장의 사장 시절 2인자 였던 김동철 영업총괄 부사장을 승진 보임시킨 것도 그 연장선이란 설명이다.
오비맥주의 말이 사실일 수도 있고 외부 시각이 옳을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는 자명해 보인다. 경쟁사들이 오비맥주의 빈틈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다는 것. 한 전무가 맡았던 핵심지역 서울이 첫 타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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