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핵심 서울본부장 교체 의미는 장인수 식 밑바닥 영업 탈피, 실리추구형 영업으로 선회 관측
이경주 기자공개 2015-01-05 08:28: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02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비맥주가 최근 임원인사에서 영업조직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서울권역본부장을 교체시킨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권역본부장은 최근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장인수 부회장의 측근이자 진로출신인 한태원 전무가 맡았었다. 업계는 새로 취임한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사장(사진)이 영업전략을 장인수 부회장식 '밑바닥 영업'에서 '실리추구형 영업'으로 바꾸기 위한 사전조치로 해석하고 있다.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최근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서울권역본부장이었던 한태원 전무를 특수영업본부장으로 발령 내고 대신 수도권 본부장이었던 임은빈 전무를 서울권역본부장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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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 한 인사전문가는 "한 전무의 상황은 경찰로 따지면 경찰총장으로 승진해야 할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제주도청장으로 발령 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프레이레 사장이 한 전무를 퇴출시키기 전에 최소한의 배려를 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전 지역에서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에 서울권역본부장은 오비맥주뿐 아니라 경쟁업계에서도 본부장들 중 서열이 가장 높다. 따라서 서울권역본부장의 교체에는 적잖은 의미가 부여된다.
업계는 지난 11월 취임한 AB인베브 본사측 인사인 프레이레 오비맥주 사장이 영업전략에 변화를 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전무는 프레이레 사장 취임과 동시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장인수 부회장의 핵심측근이다. 장 부회장과 함께 진로에서 근무하다 2010년 장 부회장이 오비맥주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함께 이동했다.
한 전무는 영업의 달인이라 불리는 장 부회장을 도와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오비맥주를 1위로 끌어올렸다. 한 전무가 서울권역본부장을 맡고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주류도매상들을 일일히 찾아가 술자리 등을 통해 형님아우 관계를 만드는 장인수식 '밑바닥 영업'이 성공비결이었다.
하지만 프레이레 사장이 장 부회장 뿐 아니라 한 전무까지 내치며 장인수식 '밑바닥 영업'에 대해 더 이상 힘을 실어주지 않는 모양새가 됐다.
전문가들은 프레이레 사장이 정통 오비맨인 임 전무를 중심으로 영업조직을 재편해 실리추구형 영업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장 부회장이 맡았었던 영업총괄직에 역시 정통 오비맨인 김동철 부사장을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오비맥주가 두산에서 인터브루(현 AB인베브)로 주인이 바뀌었을 때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영업조직을 전면 재편했는데 이번에도 이같은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시 영업조직 재편 결과 오비맥주는 시장 점유율은 다소 줄었지만 수익성은 크게 개선 됐다"고 회상했다.
실제 오비맥주는 지난 1998년 두산그룹으로부터 인터브루에 팔린 이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오비맥주의 영업이익률은 1999년 2.4%에 불과했지만 9년 뒤인 2008년 22.7%로 20.3%포인트나 상승했다. 이후 2009년 KKR컨소시엄으로 다시 매각됐으며 올해 4월 AB인베브가 5년만에 다시 인수했다.
오비맥주는 오히려 프레이레 사장이 한국식 영업조직을 존중한 인사결과라고 반박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오비맨인 김동철 부사장과 임은빈 전무의 인사에 대해 프레이레 사장이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김 부사장은 사실 장 부회장 시절 2인자로 장 부회장의 측근"이라며 "프레이레 사장은 이 측근의 역할을 더욱 강화시킨 것으로 한국식 영업방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비맥주는 외국계 회사 특성상 성과주의 문화가 뿌리 내려져 있어 능력 위주로 평가받기 때문에 라인이나 계파에 따른 인사는 있을 수 없다"며 "오비맥주의 분열을 바라는 일부 세력이 퍼뜨리는 억측"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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