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PF 부활' 신규 분양이 는다 [2015 건설업 키워드]금융위기 후 잠재 수요 폭발...주택 기반 돌파구 모색 '공급과잉 부담'
이효범 기자공개 2015-01-12 08:40:00
[편집자주]
건설업계가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해외 악성 현장 준공과 맞물려 원가 관리를 강화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전열을 가다듬었다. 국내 주택시장은 온기가 감돌면서 실적개선 기대가 넘친다. 하지만 유가하락과 환율불안 등 대내외 경기 변수는 여전히 잠재 위협요인으로 남아 있다. 어닝쇼크 사태 후 변곡점을 맞고 있는 건설업계 주요 현안을 들여다 보고, 재도약을 위한 해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5년 01월 07일 0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에 다시 손길을 뻗치고 있다. 호황을 맞은 신규분양 시장에 편승해 올해 분양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해외사업과 공공공사의 수주 환경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만회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일부에서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럼 부동산시장이 수급불균형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 분양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공급과잉과 이로 인한 건설사 재무건전성 악화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신규 분양 봇물…해외사업 부진 만회 포석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신규분양을 크게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시공능력 상위 10위권 대형 건설사들이 공급을 준비 중인 물량은 10만 가구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만 3200가구(33%) 늘어난 물량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신규 분양 물량이 금융위기 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지난해 9·1 부동산 대책 등으로 신규분양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업체들이 새해 주택공급을 늘려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부동산 3법' 개정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특히 신규분양을 크게 늘린 이유는 해외사업 부진과도 무관치 않다. 대형 건설사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가 수주한 해외 현장에서 손실이 잇따르면서 고전해 왔다. 여기에 최근 유가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해외사업에서의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해외공사 발주가 지연돼 수주가 부진한 측면도 없지 않다"며 "또 수익성 확보를 위해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이전만 못하다"고 설명했다.
해외사업과 더불어 공공공사 발주 감소와 최저가입찰제로 인한 관급공사 수익성 저하도 분양시장으로 건설사들을 내몰고 있다. 증권업계는 신규분양 증가와 맞물려 미분양 해소에 따른 비용 절감 영향으로 상장 건설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으로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사업 매출 정체가 예상되는 반면 지난 수년간 감소세를 보였던 국내 매출은 주택공급을 기반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당분간 신규 분양을 통한 주택사업이 건설사들의 주요 수익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급과잉 '입주차질' 부메랑 우려…PF 대출 현실화 가능성 낮아
신규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민간에서 공급예정인 신규 분양물량은 2002년 이후 최대치인 총 31만 3584가구에 달한다. 공공물량까지 포함하면 올해 신규분양 물량은 40만 가구를 훌쩍 뛰어 넘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분양성적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최근 수년간 신규분양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께 공급과잉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건설사들이 분양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향후 2~3년 후 입주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낼 경우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잔금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공급과잉으로 인해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고, 자금난에 봉착하는 악순환 구조에 빠지게 된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상황과 유사하다. 건설사들은 지난 2007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주택공급을 늘리면서 공급과잉이 정점에 달했다. 이후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자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었고, PF 대출 상환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
하지만 업계는 금융위기 이후 중단되다시피 한 주택공급과 전세가 고공행진 등 영향 등으로 분양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채워지면서 금융위기 이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보고 있다. 업계 전반의 주택 공급능력이 떨어지면서 올해 일시적으로 증가한 분양 물량이 내년 이후로 감소 추이를 보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향후 주택 분양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PF 우발채무 규모가 크지 않다. 상위 10위권 대형 건설사 PF 대출잔액은 2014년 9월 말 현재 12조 252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5000억 원 가량 줄었다. 잇따른 신규 분양에도 불구 미착공 악성 현장 해소와 책임준공 등을 통한 신용보강으로 우발채무 부담이 크게 완화된 상태다. 금융위기 직후와 비교하면 PF 대출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향후 입주지연 등으로 인한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을 크게 낮춘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또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점진적으로 내년 이후 신규 분양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 크레딧애널은 "금융위기 직후 PF 우발채무 현실화는 공급과잉과 단기간 내 급격한 거품 붕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수년간 분양 물량 감소를 생각하면 이전과 같은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