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산업, '롯데' 업고 서울 상륙할까 [면세점 대전-후보 분석]중소 면세사업자 부담 덜어…낮은 재무지표 경쟁력 '한계'
연혜원 기자공개 2015-06-12 09:51: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8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 신청을 사흘 앞두고 롯데그룹이 중원산업과 함께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롯데그룹을 등에 업은 중원산업은 순식간에 중소·중견기업군 강자로 자리매김 했다.중원산업의 지분참여가 아닌 롯데그룹의 조력방식으로 협력이 이뤄진 것도 주목 받았다. 충북지역 최초의 면세사업자인 중원산업이 롯데그룹과 손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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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성 낮은 지방 호텔·면세점…현금 부족 걸림돌
중원산업은 롯데그룹과 함께 동대문 '롯데 피트인'에 면세점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중원산업은 '라마다프라자 청주호텔'과 호텔 내 설립한 면세점을 운영하는 회사다.
재무지표상 중원산업의 경쟁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낮은 현금창출력이 문제다. 2012년 말 충청북도 지자체의 요청으로 설립해 2014년 3월 영업을 시작한 라마다프라자 청주호텔 면세점의 첫 성적표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기존의 호텔사업마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중원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220억 원으로 면세점을 운영하기 이전인 2013년(224억 원)보다도 0.02%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6억 원으로 전년(24억 원)보다 33.3% 줄어들었고, 순이익은 27억 원으로 전년(144억 원)보다 81.2% 감소했다.
중원산업 관계자는 "면세점이 청주공항과 가깝긴 하지만 수도권에 비해 극명하게 관광객 수가 적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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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비율 역시 취약한 편이다. 지난해 유동비율은 12.2%로 전년(45.9%)보다 30% 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현금 동원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보통 200% 이상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원산업의 유동비율은 경쟁사들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중원산업이 포함된 중소·중견기업군을 살펴보면 유진기업의 지난해 유동비율이 97.6%, 하나투어가 115.4%, 파라다이스글로벌이 186.2%이다. 유동성 문제를 지적 받은 인평의 유동비율도 42.3%로 중원산업보다 높다.
이자보상배율도 2년 째 낮아졌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0.62배로 전년 0.86배보다 떨어졌다. 입찰에 참여한 중소중견기업 중 끝에서 4번째로 낮은 수치다. 이자보상배율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1 미만이라는 것은 갚아야 할 이자비용보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적다는 뜻이다.
지난해 유동비율이 크게 하락한 이유는 400억 원 가량의 엔화 차입금 상환 때문이다. 중원산업 관계자는 "차입금상환기한이 남아 있었지만 엔화 환율 하락에 발 맞춰 차입금을 일찍 상환하면서 현금이 급감했다"며 "대신 부채비율은 개선됐다"고 밝혔다.
차입금 상환에 따라 부채비율과 자기자본비율은 개선됐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99.1%로 전년(137.2%)보다 38% 포인트 하락했다. 자기자본비율은 2011년 이후 꾸준히 높어지고 있다. 지난해 자기자본비율은 50.2%로 전년(42.2%)보다 8% 포인트 올라갔다. 중원산업 관계자는 자본 확충 방안에 대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고정부채 중 400억 원 가량의 대주주 자금을 자본금으로 전환시키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통해 재무여력 한계 극복
롯데그룹의 조력은 중원산업이 중소기업 면세사업자로서 가진 재무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한 결과다.
중원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으로서 서울 시내면세점을 운영할 만한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 롯데그룹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올 초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 공고가 나왔을 당시 중원산업은 창원 대동면세점, 울산 진산면세점과 함께 지방 면세사업자간 컨소시엄을 구상했지만 계획이 무산돼 롯데그룹에 도움을 요청했다. 대동면세점과 진산면세점 모두 중원산업보다 재무여력이 좋지 않았다. 중원산업의 중원면세점과 대동면세점, 진산면세점 3곳 모두 롯데그룹으로부터 브랜드 유치를 지원받고 있다.
중원산업이 최초로 조력을 요청했을 당시 롯데그룹 측은 브랜드 유치 지원만 제안했다. 중원산업의 끈질긴 설득으로 끝내 지금의 '복합 면세타운' 협력이 성사될 수 있었다. 롯데그룹 측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강조하면 연말 소공동·잠실 면세점 사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을 조력자로 얻으면서 중원산업은 중소기업 면세사업자로서의 부담을 일부 덜 수 있게 됐다. 양사가 나란히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낙찰될 경우 롯데그룹의 물류수송시스템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복합 면세타운' 계획에 따라 롯데그룹과 같은 공간에서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이점이다. 롯데그룹과 인테리어를 통일하고 직원교육과 홍보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원산업이 홀로 특허권을 따냈을 경우다. 롯데그룹이 중원산업만 특허권을 얻었을 경우에도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공언 했지만 중원산업은 롯데그룹과 물류수송시스템을 공유할 수 없게 된다. 중원산업 측은 "그 땐 어쩔 수 없이 물류수송시스템 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부담을 단독으로 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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