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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잃은 삼성페이 [thebell note]

장소희 기자공개 2015-06-09 08:53: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8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또 한번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는 2019년까지 전세계적으로 142조 원 규모로 커진다는 모바일 페이(Mobile pay) 시장에 '삼성페이'로 승부수를 띄운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내놓기 위해 핵심 기술력을 가진 미국업체 '루프페이(Loop Pay)'를 인수했다. 삼성페이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히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은 루프페이가 보유한 주요 기술 중 하나다. MST 기술은 기존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카드 리더기를 사용할 수 있어 경쟁력 있다는 평가다. 지난 3일에 있었던 '삼성2015 투자자 포럼'에서도 삼성페이의 MST 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작 삼성페이에 대한 삼성전자의 자신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삼성페이의 경쟁력을 설명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한껏 높였지만 유독 글로벌 경쟁업체 앞에서는 한없이 겸손해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안드로이드 페이'를 내놓을 구글과의 경쟁은 피하고 싶다는 의중을 강하게 드러냈다.

삼성페이의 역할에도 한계를 명확히 했다. 투자자 포럼에서 삼성페이 설명을 맡은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의 디바이스(기기)를 더욱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개발한 것이 삼성페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거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택했던 것처럼 안드로이드 페이 이용자가 많아지면 그들과 손을 잡고, 삼성페이는 삼성 디바이스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기능쯤으로 내놓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이처럼 삼성이 유독 플랫폼 사업에서 자신감을 상실한데는 과거 실패경험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바일 운영체제 '바다'를 5년 여만에 접은데 이어 지난 연말 모바일 메신저 '챗온'도 서비스를 중단했다. 올해부터는 '타이젠' 운영체제로 사물인터넷 시장 주도를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승전보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실망감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모바일 페이사업까지 이어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모바일 페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까지 삼성페이가 자신감을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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