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중단한 삼성물산 '래미안' 운명은? 2020년까지 주택부문 비중 축소, 브랜드 유지 여부 '관심'
김지성 기자공개 2015-07-08 09:20: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02일 10: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과 식음료, 패션 등을 아우르는 거대 삼성물산이 출범할 경우 ‘래미안' 운명은 어떻게 될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추진 중인 가운데 앞으로 주택사업 개편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업계는 수주 중단으로 주택부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내 아파트 시장을 이끌어 온 래미안 브랜드가 명맥을 이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김 신 삼성물산 사장은 최근 열린 제일모직 CEO 간담회에서 "지금과 같은 주택시장 활황이 지속될지는 회의적"이라며 "당분간 수주를 지양하고, 공사 실행 등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투구식 수주 경쟁을 지양하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래미안 브랜드 가치 상승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과당경쟁에 따른 사업부실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겠다는 얘기이지만 행간에서 여러 의미가 감지된다.
외부에 알려진 대로 삼성물산은 그동안 주택사업 수주를 중단하다시피 했다. 올 들어 수주를 1건도 하지 않았다. 작년에도 부산 온천4구역사업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반면 대림산업 등 경쟁사들은 상반기 주택부문에서 수조 원대 일감을 확보했다.
분양 물량도 급감했다. 삼성물산의 올 분양 예정 물량은 1만 4358가구(상반기 319가구, 하반기 1만 1168가구)로 대림산업(3만 5658가구), 대우건설(3만 404가구) 등 경쟁사와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1분기 주택사업 매출은 42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6%(2357억 원)나 줄었다. 총매출액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0%에서 14%로 6% 포인트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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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과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이 같은 기조 유지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통합법인의 2020년 건설부문 예상 매출은 23조 6000억 원으로 전체 39%를 차지한다. 2014년보다 6.5% 늘어난 수준이다. 건축과 플랜트 비중이 늘어난 반면 주택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위험이 비슷한데도 주택부문 비중을 대폭 축소했다.
김 사장은 주택부문 수주잔고가 12조 원가량으로 2020년까지 연간 2조 5000억 원~3조 원가량의 매출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합병 이후에도 신규수주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장기간 수주 중단은 새 아파트 공급이 끊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분양시장에서 래미안 브랜드가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수주물량 소진에 따른 일반분양 자연 감소로 브랜드 명맥이 끊길 수 있다. 통합법인 건설부문 포트폴리오에서 사실상 주택부문을 배제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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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주 중단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택 분양을 재개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택사업 특성상 잦은 잡음과 침체된 부동산 경기 등 영향으로 그룹에서 사업 규모를 줄이려는 의도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며 "극단적으로 사업을 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리스크 관리 등을 병행하다 보니 수주가 줄었다"며 "이미 4년 치 물량을 확보해 래미안 아파트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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