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산업, 올 분양 '제로' 현금만 쌓이네 [영·호남 주택 건설사 리포트]①택지고갈로 주택공급 끊겨...텃밭 대구서 일감 소진
이효범 기자공개 2015-07-08 08:41:00
[편집자주]
최근 건설업계에 영호남 토종 주택 전문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간 축적한 시공 노하우와 수주 경쟁력을 기반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로 영역을 넓혀 입지를 굳혔다. 주택시장의 새 강자로 떠오른 영호남 주택 전문 업체의 사업 동향과 재무건전성 등을 살펴보고, 외형 성장 밑그림을 예측해 본다.
이 기사는 2015년 07월 02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경북 지역 중견건설사인 화성산업의 분양 물량이 올해 뚝 끊겼다. 화성산업은 올해 상반기 1건의 분양도 하지 못했다. 하반기에도 대구 중구 남산동 재건축사업으로 418가구를 분양하는데 그칠 전망이다.'화성파크드림'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지난해 분양을 대폭 늘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도권 일대 택지 매입에 뛰어들었으나 분양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자체사업 강화를 위한 추가 택지를 물색 중이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안에서는 유휴 자금이 쌓이고 있다.
화성산업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로 인한 미분양 적체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2010년 유통사업부문(동아백화점)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에서는 벗어났으나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후 자체사업을 줄이고 관급 위주의 토목공사와 재건축사업에 치중하는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유지했다.
2013년 대구 분양경기가 살아나자 한층 공격적인 경영전략으로 다시 변화를 줬다. 재건축 물량을 기반으로 매출을 늘리고, 마진율이 높은 자체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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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산업은 만촌 재건축 사업으로 한동안 뜸했던 분양사업을 재개했다. 지난해에는 대구 침산동 재건축 사업 일반분양 1640가구와 테크노폴리스 자체사업 643가구 등 총 2283가구를 분양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특히 침산동 재건축 사업 조합원 분양은 100가구에 불과해 자체사업이나 마찬가지다.
대구 분양시장 호황과 맞물려 공격적인 경영전략은 성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207억 원으로 전년대비 19.28% 늘어났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2억 원, 237억 원으로 작년에 비해 93.86%, 44.75%씩 개선됐다. 증권업계에서는 고마진 분양사업 확대에 따라 올해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양 물량은 대폭 감소했다. 지난 수년간 대구 지역에 아파트 공급이 집중되면서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택지입찰 경쟁 심화로 부지 확보가 여의치 않아 물량을 늘리기도 쉽지 않았다.
간신히 지난해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로부터 파주 운정지구 공동주택용지 A32블럭을 565억 원에 사들였다. 지난달에는 영종도 하늘도지 A43블럭을 1080억 원에 매입해 내년 분양을 준비 중이다. 택지는 모두 LH공사와 수의계약으로 확보했다. 토지 매매 계약금만 지급한 상태로 향후 분양을 실시해 유입되는 현금으로 잔금을 치를 계획이다.
용지 투자가 지연되면서 곳간에는 현금이 쌓였다. 화성산업은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1253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말 1459억 원에 비해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까지 두둑한 상태다.
화성산업도 대규모 현금을 들고갈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지만 추가 택지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마땅한 부지가 나타나면 투자를 실행할 계획"이라며 "전략적으로 보유 현금을 늘리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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