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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투자 '판'을 바꾼다" [대표펀드매니저 열전]김지웅 TGCK파트너스 대표 "대기업과 배급사 영향력 벗어난 콘텐츠펀드 결성"

양정우 기자공개 2015-08-17 08:56:46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1일 1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91학번인 김지웅 TGCK파트너스 대표(사진)는 편안한 하얀색 셔츠와 짧은 기장의 면바지를 입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2030세대'가 즐겨입는 차림에는 김 대표의 캐릭터가 묻어났다. 그는 2000년 초반 아직 영화나 공연에 투자한다는 개념이 생소할 때 문화콘텐츠 투자라는 새로운 지평을 연 인물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TGCK를 설립하고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15년 동안 잔뼈가 굵어온 문화콘텐츠업계의 '판' 바꾸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국내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영화펀드는 대부분 대기업과 대형 배급사의 영향력 안에 있다"며 "대표펀드매니저는 이미 투자처가 정해진 상황에서 투자 규모만 조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고 이제는 영화투자도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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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올해 4월 TGCK는 'TGCK영화활성화 투자조합 제1호'를 결성하면서 벤처캐피탈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펀드를 170억 원 규모로 조성하는 과정에서 영화 관련 기업들의 자금을 유치하지 않은 까닭이다. 배급사 등에서 출자를 받지 않으니 자연스레 눈치를 보며 펀드를 운용할 필요가 없게 됐다.

말처럼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올해 결성된 다른 문화콘텐츠펀드에는 마치 관례와 같이 배급사, IPTV 등 판권업체가 유한책임출자자(LP)이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소신을 지켜 싱가포르 자산운용사로부터 자금을 유치받는 노선을 택했다. 그는 "펀드 결성 시한을 한 차례 연기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런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TGCK는 45억 원 규모의 'TGCK 한국대표영화 투자조합 제1호(이하 TGCK대표영화펀드)'를 조성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사전에 확정해 놓고 투자자를 모집했기에 김 대표가 자부심을 갖고 있는 펀드다. 그는 "국내 벤처캐피탈은 영화펀드를 결성하기 위해 자금을 유치할 때 투자처를 사전에 밝히지 않는다"며 "먼저 펀드를 결성한 뒤 투자할 영화를 찾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TGCK대표영화펀드는 미리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출자자를 모집했다"며 앞으로 영화펀드가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최근 2주 동안 해외에 머물 정도로 출장이 잦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투자자를 유치해 이번에도 국내에서 시도되지 않은 펀드를 결성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현재 영화펀드를 200억~300억 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김 대표는 15년차 최장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이다. 대성창업투자와 엠벤처투자에서 투자심사역을 역임하다가 SM콘텐츠인베스트먼트로 회사를 옮겨 투자부문 대표를 지냈다. 김지웅 대표가 투자한 흥행작으로는 올드보이를 포함해 말아톤, 괴물, 웰컴투동막골, 도둑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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