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반도, '송정지구 쟁탈전' 1조 초단기 대출 전매 가능 마지막 공공택지, 계열 시행사 등 총동원
고설봉 기자공개 2015-09-23 08:19: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2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건설과 반도건설이 올해 공공택지 최대어인 울산 송정지구에서 나란히 택지를 차지했다. 각각 B1블록과 B5블록을 차지했다.호반건설과 반도건설은 특히 각각 24개와 27개에 달하는 계열 시행법인을 총 동원해 전체 택지에 입찰했다. 추첨으로 낙찰자를 가리는 공공택지 입찰에서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신청 예약금만 각각 5088억 원과 5724억 원을 쏟아 부었다.
양사는 대규모 신청 예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초단기 대출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유동화전문회사(SPC)를 거쳐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단 이틀간의 입찰 기간 동안 두 업체가 조달한 자금만 1조 812억 원이다.
호반건설은 자회사 등 계열 시행사 23곳을 동원해 대우증권으로부터 총 5088억 원을을 조달했다. 조달자금은 신청예약금 납부에 쓰였다. 향후 LH공사로부터 예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한을 기초로 다시 ABCP를 발행했다.
반도건설도 같은 방식으로 자회사 등 26곳을 동원해 유진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으로부터 총 5724억 원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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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지구 공공택지 입찰은 최고 경쟁률이 825대 1까지 치솟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송정지구는 공동주택 용지 전매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마지막 택지이다. 향후 공급되는 공공택지는 전매가 금지돼 계열사와 특수관계사, 시행법인간에 사고 팔 수 없다.
그동안 전 계열사 등을 동원해 미래 일감인 택지를 확보했던 호반건설과 반도건설은 사실상 전매 가능한 마지막 공공택지 입찰에 필사적으로 매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호반건설과 반도건설은 주택경기가 하강기에 접어들면서 단기간 내 외형이 급증했다. 한동안 대형사들이 외면하던 공공택지를 싼 값에 낙찰받아 주택을 공급했다.
이 같은 전략은 주택경기가 호황을 누리면서 빛을 봤다. 주거 개념이 투자에서 실주거로 바뀌면서 분양가 상대적으로 비싼 민간택지 아파트는 인기가 점차 시들해졌다. 대신 공공택지 아파트는 저렴한 분양가를 무기로 전국적으로 인기를 누렸다.
호반건설과 반도건설은 시장 침체기에 미리 선점한 전국 공공택지에서 분양 물량을 쏟아냈다. 특히 서울 인근의 2기 신도시와 중소형 택지지구 분양을 기반으로 단숨에 매출이 급감했다. 실제 호반건설은 2014년 순수 민간아파트 분양 실적 1위에 올랐다. 반도건설도 연간 약 7000여 가구를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공공택지 전매가 2년간 금지되면서 호반건설과 반도건설은 공공택지 중심 사업 전략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공공택지 확보가 문턱이 높아지면서 그동안의 주택사업 전략을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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