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위채 발행 줄이어' 은행권, 수요확보 비상 하나·신한·농협·제주·대구銀, 1조 발행…"美 금리인상 전 발행하자"
임정수 기자공개 2015-11-25 09:50: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3일 16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 조건부후순위채 발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투자 수요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전에 미리 발행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기관 투자자들의 경우 연초 계획한 금융권 후순위채 투자 한도를 모두 채운 상태여서 추가로 투자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제주은행과 대구은행 등 시중은행에 비해 신용도가 다소 떨어지는 지방은행들은 원하는 물량만큼 후순위채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5개 은행, 1조 규모 조건부후순위채 발행 나서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과 농협은행, 신한은행이 각각 3000억 원 씩의 조건부후순위채 발행할 예정이다. 현재 주관사를 선정해 현장 시장 투자 수요를 태핑(Tapping)하고 있다.
여기에 신한지주 산하 제주은행도 최대 300억 원을 한도로 조건부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대구은행도 조만간 보완자본 확보를 위해 조건부후순위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 11월 말에서 12월 중순에 발행 일정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주 동안 한꺼번에 약 1조 원 가량의 조건부후순위채 공급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은행들이 연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줄줄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소속 금융지주사의 연결 BIS비율도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발행 비용(금리) 문제도 작용했다. 12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실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발행 비용이 급등할 공산이 크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 이후에 후순위채를 발행할 경우 발행 비용이 30bp 이상 상승할 것"이라며 "만기 10년짜리 후순위채 3000억 원어치를 발행할 경우 이자 무담이 만기까지 90억 원 이상 추가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 기관투자 수요 한계…투자수요 확보 어쩌나
조건부후순위채 발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관사와 인수단으로 뽑힌 증권사들은 투자 수요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연기금과 공제회, 보험사 등 기관 투자자의 후순위채 투자 수요는 이미 한도를 모두 채운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금리 상승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만기가 긴 장기채에 대한 수요는 더욱 더 위축되는 분위기다.
증권사의 유동화 수요도 한정적이다. 앞서 현대해상이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약 1000억 원 어치를 증권사 유동화 수요로 채웠다. 유동화 과정에서 증권사들이 신용공여나 매입약정 등의 리스크를 부담하게 되는데다 금리가 장기 상승 추세를 보일 경우 시장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댈 만한 곳은 개인 투자자 수요 뿐인 것으로 분석된다. 조건부후순위채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자가 높아, 저금리 시대에 PB 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조건부자본증권(Tier1 보완자본) 1750억 원어치를 발행하면서 대부분의 투자 수요가 은행 PB에서 나왔다.
공급 초과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지방은행들이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들에 비해 발행 시점도 늦은데다 신용도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제주은행 신용등급은 AA+등급이다. 동시에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다른 은행들보다 한 노치(notch) 낮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AA급 회사채들마저 수요예측에서 필요한 투자 수요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후순위채 투자 수요를 확보하는 데에도 불안한 시장 환경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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