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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동아원 유동성 지원 '장고' '정상화 가능성' 의견 갈려, 18일 사채만기 직전 최종결론

길진홍 기자공개 2015-12-15 08:22:48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4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손실 누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제분업체 동아원에 대한 자금 지원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자금 수혈에 따른 회생 가능성을 놓고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면서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지원이 불발될 경우 동아원은 자력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고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오는 18일 예정된 300억 원의 차입금 상환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동아원이 요청한 100억 원가량의 자산담보부대출(ABL) 승인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실무 부서 차원에서 검토가 길어지면서 여신 심사를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급하게 협조 요청이 들어와 회사 전반의 상환을 파악하는데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며 "이번 주 회사채 만기일 직전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모사채 만기를 앞둔 동아원은 장래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금을 조달키로 하고, 산업은행에 100억 가량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회사채 상환이 불발될 경우 동아원은 기한이익 상실에 빠진다. 유동성 고갈로 인한 긴급자금 요청에도 불구하고, 향후 회생 불투명성이 산업은행 결정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원은 최근 수년간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자금난을 겪어 왔다. 제분업계 실적이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다각화 차원에서 수입자동차, 와인, 해외농산물자원 개발 등으로 영역을 넓혔으나 해마다 손실이 누적됐다.

2014년 동아원은 매출액 4591억 원에 22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8.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기타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순손실이 896억 원에 달했다.

기타비용은 외화환산손실 97억 원, 종속기업 투자손상차손 191억 원, 기타 대손상각비 225억 원 등으로 이뤄졌다. 계열사 지분 가치 하락으로 손상차손을 인식했고, 관계사에 지급한 대여금에서 충당금이 누적됐다. 특히 사라홀딩스(73억 원), 모다디슨(46억 원) 등의 지급한 대여금 전액에 대해 충당금을 쌓았다. 주력 계열사 10곳 중 지난해 흑자를 낸 곳은 한국산업, 에프엠케이, 농업회사법인천안팜 등 3곳에 불과하다.

대규모 영업결손은 자본감소로 이어졌다. 자본총계가 1922억 원에서 1002억 원으로 줄었다. 덩달아 외부차입이 늘면서 부채비율이 205%에서 475%로 치솟았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현금성자산의 규모가 22억 원으로 급감했다.

다급해진 동아원은 올 들어 긴축경영에 나섰다. 수입자동차업체 에프엠케이를 비롯해 당진태크터미널, 코도피드밀(캄보디아사려) 등을 매각했다.

잇단 계열사 매각에도 불구 자금난은 해소되지 않았다. 3분기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섰으나 계열사 저가 매각으로 381억 원 순손실을 인식했다. 부채비율은 오히려 569%로 확대됐다. 9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의 규모가 37억 원에 불과하다. 1년 내 만기 예정인 단기차입금은 1461억 원으로 차환위험에 노출돼 있다. 결국 과도한 단기 차입금과 둔화된 현금창출력이 산업은행 결정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봉착한 한계기업과 회생이 불가능한 좀비기업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며 "향후 정상화 계획 등을 살펴 지원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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