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中 상하이법인 결국 '청산' 2001년 VFD 생산 시작했지만 '실패'...노트북 전지도 수요 감소로 '고전'
김경태 기자공개 2016-02-12 08:00:06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1일 14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15년 전 야심차게 설립한 중국 상하이 생산법인을 최종 정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수요 감소에 따라 사업운영을 효율화 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중 중국 상하이법인(SSED: Shanghai Samsung Sva Electronics Devices)을 청산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SSED는 노트북 등에 쓰이는 소형 전지를 생산하고 있었는데 최근 몇 년간 노트북 수요가 많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당사와 거래하던 고객사들이 물류비 등 원가절감 등을 이유로 이전하는 상황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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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2001년 6월 중국 브라운관업체 '상해진공'과 함께 SSED를 각각 55%, 45%를 출자해 설립했다. 중국 현지에 생산법인을 세울 때 외자기업은 현지업체와 합작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당시 삼성SDI는 형광표시관(VFD: vacuum fluorescent display) 생산을 위해 SSED를 설립했다. VFD는 전자레인지, 오디오, 계산기, 자동차용 시계 등에 쓰이는 소형디스플레이다. 삼성SDI는 VFD 관련 제조기술과 설비가 충분했고 사업확대를 위해 상해진공과 손 잡았다. 설립 시기 해외업체가 중국에 VFD 합작회사를 세우기는 것이 처음이라 주목받았다.
삼성SDI는 VFD 생산거점을 한국(부산)과 중국(상하이)으로 이원화해 2005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50%를 달성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 VFD 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그 후 VFD 수요가 감소하면서 삼성SDI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결국 SSED는 사업을 노트북 전지 생산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VFD의 경우 시장 수요가 감소하고 회사 주력아이템이 변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접게 됐다"면서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사업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부 맡게 된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SSED는 노트북 전지 등을 생산하며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2012년에는 5526억 원의 매출과 13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노트북 전지 역시 수요가 감소했고, SSED는 날개를 제대로 펴지 못했다. 2013년에는 전년보다 매출이 35.7%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삼성SDI 2014년에 SSED를 최종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2015년 4분기 청산이 완료됐다.
앞으로 삼성SDI는 해당 소형전지 사업을 중국 톈진(TSDI: Tianjin Samsung SDI)법인으로 일원화해 펼쳐 나갈 방침이다. 노트북 관련 수요는 줄었지만, 중국에서 전기자전거와 전기자동차에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어 이에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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