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후폭풍]트럼프의 '90일 유예·애플 지목', 삼성전자 득실은오랜 '프레너미' 관계, 스마트폰 가격경쟁력·아이폰 부품 납품 '복합적'
김경태 기자공개 2025-04-11 13:29:04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상호관세가 국내 산업계를 강타했다. 한국의 자동차와 철강, 배터리,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국내 주요 수출품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이번 상호관세 확정은 글로벌 무역질서를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들은 보복조치로 무역장벽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상호관세 영향을 짚어보고 대응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0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하고 75개 이상의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기로 전격 발표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국내 증시가 급등하는 등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기업에 자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라고 언급하면서 애플을 콕 짚어 거론했다. 애플은 아이폰 생산량의 80%를 중국에서 만들고 있다. 스마트폰 라이벌인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생산 비중이 높아 일단은 희비가 엇갈린 모양새다.
삼성전자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마냥 웃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에게 애플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주요 매출처다. 애플이 돈을 벌어야 삼성전자도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상호관세는 유예됐지만 10% 보편관세는 유지돼 그 영향을 예단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애플 관세 유예에 급등했지만…트럼프, 생산거점 미국 복귀 언급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세계시장에 보여준 존중 부족에 근거해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그는 "반대로, 75개 이상 국가들은 무역과 무역장벽, 관세, 환율조작, 비금전적 관세에 대한 해결책을 협상하기 위해 상무부, 재무부, 무역대표부 등에 연락했다"라며 "이 국가들은 나의 강력한 제안에 따라 미국에 대한 어떤 방식으로도 보복하지 않았다는 점에 근거해 90일간 유예하고 이 기간에는 10%로 상호관세를 상당히 낮춰 즉시 발효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번 주 미국 현지에서 상호관세 90일 유예에 관한 보도가 나왔지만 당시 백악관에서는 부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관련 사실이 확인되자 미국 증시는 급등했다. 코스피 역시 장이 열리자마자 4%대 급상승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매그니피센트7(애플·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의 주가가 폭등했다. 이 중에서 애플은 종가가 198.85달러로 전일보다 15.33% 올랐다.
당장 주가는 상승했지만 애플에 심상치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 화력 집중이 부담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생산의 80%를 중국에서 하고 있다. 나머지 20%는 인도와 베트남 등에서 이뤄진다. 애플로서는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져 공급망을 재편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기업에도 미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겨달라고 밝히면서 애플을 콕 짚어 언급한 점도 부담이다. 그는 상호관세 유예 발표를 하기 전에 관련된 내용을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밝혔다. 단순히 아시아의 각 거점 생산 물량을 조절하는 것을 넘어 미국에 대규모 제조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투자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금은 당신의 기업을 미국으로 이전할 좋은 시기"라며 "애플을 비롯해 다른 많은 기업이 기록적인 수치로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으로 제조시설을 이전하면) 관세가 제로이며 거의 즉각적으로 전기와 에너지 공급, 사업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애플 '프레너미' 관계…디스플레이 등 공급, 5대 매출처
애플과 글로벌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격돌하는 삼성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로 상대적으로 시간을 벌게 됐다. 삼성전자는 중요한 스마트폰 생산거점이 베트남에 있다. 이번에 한국뿐 아니라 베트남도 상호관세가 유예되면서 가격 경쟁력유지 등에서 애플에 비해 직접적인 타격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또 90일이면 6월 3일에 이뤄지는 대선 이후라 향후 새 정부, 다른 국내 기업과 원팀 대응을 준비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중국에 고율에 관세가 부과되는 동안 애플의 안방인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도 노려볼만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애플로 56%다. 삼성전자는 2위로 25%, 모토로라가 10%로 3위다.
다만 삼성전자에 마냥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는 유예했지만 10%의 관세는 그대로 부과된다는 점이 부담이다. 여기에 최근 출렁이는 환율, 원재료 조달 등 복합적인 변수가 상존한다.
또 애플과의 역설적인 관계도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고 이건희 선대회장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프레너미(Frenemy)' 관계를 형성했다. 모바일 사업에서 경쟁하고 특허전쟁까지 불사하며 싸웠지만 협력하는 지점도 적잖다.
실제 애플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주요 매출처 중 하나다. 삼성전자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연결 매출 5대 매출처는 애플, 도이치텔레콤, 홍콩테크로닉스, 슈프림 일렉트로닉스, 버라이즌이다.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한다. 삼성전기는 애플에 반도체 패키지기판(FC-BGA)를 공급한다. 애플이 선전해 돈을 벌어야 삼성전자와 자회사도 덩달아 이문을 얻는 구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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