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2월 25일 08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7월 임기 만료를 맞는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의 하차설이 지난해말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 자리에는 대주주인 산업은행 출신 인사가 올 것이라는 소문이 떠돈다. 진위를 떠나 소문만으로도 대우건설은 요동치고 있다.2013년 해외건설 프로젝트 부실 여파로 대우건설은 어닝쇼크를 겪었다. 2015년에는 분식회계로 건설업계는 물론 산업계 전반을 뒤흔들어 놨다. 대우건설의 분식회계가 사실로 드러나며 건설, 조선 등 수주산업 전반에 걸쳐 회계처리 방식을 손봐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었다. 기업들은 영업비밀인 원가율까지 공개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공교롭게도 2013년은 박 사장이 취임한 해다. 그 동안의 부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었지만 박 사장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좋을 리 없었다. 2015년은 박 사장의 연임에 있어 중요한 해였지만 분식회계라는 치부가 드러나며 박 사장의 리더십도 큰 손상을 입었다. 아마 박 사장에 대한 '카더라 통신'은 이 때부터 꾸준히 생산과 확대, 재생산의 과정을 반복 했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닝쇼크에서 불과 3년, 국내 주택경기 활황이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대우건설은 다시 일어섰다. 아직 부실을 완전히 걷어내지는 못했지만 2015년 대우건설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놨다. 썩은 살을 도려내듯 저가수주 후유증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해외 프로젝트의 부실을 털어내고 있다. 그 중심에 박 사장이 있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조직과 경영 관리에 밝은 박 사장이 내부 단속을 통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대우건설을 추슬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건설맨'들의 '대우건설맨'에 대한 무한 신뢰가 빚어낸 결가가 아닌가 생각한다. 1980년 대우건설 해외영업부 사원으로 입사해 리비아건설본부를 거친 박 사장은 경영기획담당 상무, 경영기획실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친 전형적인 '대우건설맨'이다. 2013년 1월 기획영업부문장(부사장)을 지냈고, 같은 해 7월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원에서 사장까지." 대우건설에서는 '대우건설맨'이 사장이 돼야 한다는 일종의 믿음이 있다. 예전에 만나 밤새도록 술잔을 기울인 대우건설의 한 책임자는 "내 목표는 대우건설 사장"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일개 직원이 사장이 되겠다고 말 하며 내보인 표정과 말투에서 사장이 될거라는 의지보다는 회사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대우그룹 해체 이후 갖은 풍파 속에서도 대우건설이 국내 '빅3'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임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 때문이다. 회사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 그것만큼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대우건설에서 한 평생을 보낸, 누구보다 대우건설을 제일 잘 아는 '대우건설맨'이 대우건설을 이끈다는 믿음이 지켜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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