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4월 07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서 당장 올해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불똥이 튀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공모구조를 재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 실무진들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모구조를 다시 짜기 위해 셀트리온 측과 긴급 회의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진 회장의 지분율을 53.85%에서 20% 이하로 낮추는 공모구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당초만 해도 신주 발행과 재무적 투자자(FI)의 구주매출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공모구조를 논의해왔다. 내달 20일 액면분할까지 마친 뒤 FI와 최종 협상을 거쳐 5~6월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셀트리온이 이달 1일부터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서 변수가 생겼다.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에서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 규모가 200억 원 이상이거나, 내부 매출 거래 비중이 12%가 넘는 곳은 '일감몰아주기' 대상 기업으로 지정돼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2014년 기준 매출액이 1964억 원으로 이중 셀트리온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80%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기업으로 지정될 경우 사실상 영업자체가 어려운 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은 해외 식약청에 의약품 판매 허가 신청을 낼 때부터 제조자와 판매자를 각각 구분해 적고 있어 부당한 내부일감 몰아주기로 몰아가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당장 규제 대상 기업으로 지정될 경우 상장은 물론 영업 자체가 불가능해질 우려가 있어 공모구조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하반기에는 공을 들여왔던 '램시마'의 본격적인 판매가 미국에서 진행될 예정이라 의사결정을 빨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는 서정진 회장으로 53.85%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재무적 투자자로 JP모간의 사모펀드 원에쿼티파트너스가 22.3%,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아이온인베스트가 11%를 보유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려면 서정진 회장의 지분율을 53.85%에서 2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공모청약시 서 회장의 구주매출 비중이 최소 30% 이상 차지하는 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상장 절차를 대부분 마친 상황이라 서 회장의 판단만 남겨두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상장을 앞둔 상황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서정진 회장이 구주 매출을 실시하는 것 말고는 당장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며 "서정진 회장이 실제 행동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