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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현대, 독자생존 vs 합병…정부·산은 셈법은 [기업 구조조정 파장]채권단 주판알, 시나리오 분분…그룹 계열사 연쇄 신용도 재조정 불가피

김시목 기자공개 2016-04-27 13:20:40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5일 1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에 이어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한 가운데 정부의 해운업 구조조정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은 용선료 협상이 한창인 현대상선보다 한진해운에 대한 논의가 실질적인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독자생존, 양대 선사 간 합병 등 결과에 따라 여타 해운업체는 물론 관계사들의 크레딧에 미칠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관측된다.

◇ 분분한 구조조정 시나리오...산업은행 속내는?

정부는 오는 26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구조조정 협의체를 열고, 현황 점검과 함께 추가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긴박한 위기에 놓인 해운분야 상황을 우선적으로 짚은 다음 조선, 건설, 철강업종 등까지 순차적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운업의 경우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에 대한 협의결과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대 선사의 거취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정부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중 한 곳을 글로벌 해운동맹(얼라이언스)에 포함시키는데 힘을 쏟는 쪽으로 중지를 모을 것이란 관측이다. 양사 모두를 살리기 위한 독자생존 전략도 나오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대 선사 합병안이란 정반대의 예상도 나온다.

분분한 관측이 나오는 만큼 쉽사리 산업은행의 결정을 예단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 전략적 선택이 실패해 두 곳 모두 얼라이언스에서 제외될 수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합병안 역시 노선 중복, 운임원가 차이 등의 문제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산업은행 입장에서 구조조정을 위한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만큼 재정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시장 관계자는 "해운업 구조조정의 경우 양대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정리 방향에 따라 후속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을 중심으로 얘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양대 선사 합병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이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합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해운업체·관계사 등 크레딧 줄줄이 조정 관측

업계는 자율협약 등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해운업체는 물론 양대 선사의 관계사들 역시 신용도 조정이 연쇄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조정 내용에 따라 해운 동맹(얼라이언스) 제외, 금융권 리스크 등이 현실화할 수 있기 대문이다. 신평사들 역시 수많은 셈법이 존재하는 가운데 그 여파가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 등 금융권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 제공한 신용공여는 2조 원 수준이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는 각각 7900억 원, 1조 2000억 원 가량. 시중은행 5000억 원, 특수은행 1조 3000억 원 등 1금융권의 여신 규모는 1조 8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최대 투자자인 신용협동조합 등 상호금융기관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도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26일 정부의 해운업 구조조정 내용을 보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물론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계열사들까지 신용도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사실상 두 곳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겠지만 소형 해운사들과의 합병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편 방향, 회사채 상환 여부, 그리고 채권자 지위의 변화를 모니터링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22일 한진해운과 채권단의 자율협약 신청에 앞서 한진해운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회사채과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각각 B-, C로 강등하고 와치리스트(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자율협약 신청으로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졌고, 경영권 포기로 인해 하락한 대주주 지원 가능성 등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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