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의혹' 롯데케미칼, 1.5조 내부거래 살펴보니 [흔들리는 롯데]엠알시·해외법인 등과 수천억대 거래..롯데建에 수의계약 일감 제공
박창현 기자공개 2016-06-17 10:03:47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6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1조 5000억 원 대 내부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이 만든 화학 제품을 원재료로 쓰고 있는 계열사들과 거래가 많았다. 해외 생산법인과 판매법인 등과도 수 천억 원 대 매입-매출 거래가 성사됐다. 다만 롯데 측은 비자금 조성 창구 의혹을 받고 있는 계열사들과는 법인 청산과 수익성 하락 등의 이유로 2013년 이후 거래가 중단됐다고 밝히고 있다,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한 해동안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1조 4421억 원 규모의 내부거래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을 동반한 수익거래가 9428억 원으로 전체 거래액의 65%를 차지했다. 나머지 35%(4993억 원)는 원자재 매입 등 비용 거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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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매출처는 기초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롯데엠알시'다. 롯데엠알시는 롯데케미칼과 미쓰비시레이온(三菱Rayon)의 50대 50 합작사로, MMA(메틸 메타크릴레이트)와 PMMA(폴리MMA) 등을 생산하고 있다. MMA는 인조대리석과 합성 수지의 원료로 사용되며, PMMA는 자동차 부품 및 LCD·LED 도광판 등에 쓰인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엠알시에 MAA모노머와 산화에틸렌(EO) 등 원재료를 납품해서 지난해 2460억 원의 매출 실적을 쌓았다. 그룹사 내부 거래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롯데엠알시는 생산한 제품군 중 일부(C4R2)를 다시 롯데케미칼에 팔기도 했다. 해당 거래는 시장 경쟁 없이 수의 계약으로 이뤄졌으며 거래규모는 660억 원 수준이었다.
해외 자회사들과도 수 천억 원대 매출 거래가 이뤄졌다. 먼저 중국 판매법인인 '롯데케미칼 트레이딩 상하이(Lotte Chemical Trading Shanghai Corp)'에 1485억 원 어치의 제품을 넘겼다. 무역 일감을 계열사에 넘겨준 셈이다.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제조 영국법인(Lotte Chemical UK Limited)도 주요 거래처 중 하나다. 롯데케미칼은 영국법인에 PET 원재료인 P-X(파라자일렌)를 공급하고 있다. 원재료 공급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만 1429억 원에 달했다. 이 밖에 케이피켐텍(893억 원)과 삼박엘에프티(342억 원), 롯데알미늄(244억 원) 등과도 수 백억 원 대 거래 관계를 맺었다.
비용 거래의 경우, 발전 계열사인 '씨텍'과 가장 큰 거래가 이뤄졌다. 씨텍은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이 50% 씩 지분을 나눠갖고 있으며, 대산석유단지 내 열병합발전소와 육상출하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와 열은 롯데케미칼과 LG화학에 공급된다.
롯데케미칼은 전기와 고압스팀 사용료로 각각 825억 원, 826억 원을 씨텍에 지급했다. 또 냉각수와 산소도 공급받고, 시설임대 일감도 제공했다. 이렇게 씨텍을 상대로 체결된 비용 거래 액수만 2163억 원에 달했다.
롯데건설과의 비용 거래도 눈에 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에 작년 800억 원 대 일감을 제공했다. 롯데케미칼의 마곡중앙연구소과 IP 프로젝트, D-EG1 프로젝트 공사 수주를 롯데건설이 맡았다. 해당 수주는 모두 수의 계약으로 이뤄졌다. 그룹 시너지를 위해 롯데건설에 내부 일감을 지원해준 셈이다.
다만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일본롯데물산(LBC) 및 롯데케미칼 홍콩법인(Honam Overseas Holdings)과의 거래는 없었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일본롯데물산, 홍콩법인과의 내부 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먼저 일본롯데물산과의 무역 거래의 경우, 2013년을 기점으로 이해타산이 맞지 않아 협업 관계가 끊어졌다는 것이 롯데케미칼 측 설명이다. 실제 수년 동안 롯데케미칼과 계열사 거래 내역에서 일본롯데물산 이름은 빠져있다.
비자금 창구로 의심받고 있는 홍콩법인은 2013년 이미 청산된 상태다. 롯데케미칼 측은 홍콩법인 투자로 비자금 조성은 커녕 오히려 4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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