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편되는 결제시장]네이버의 PG 진출, 기존 사업자 '긴장'RFP 배포, 시스템 구축나서…PG업계 "생태계 파괴" 우려
안경주 기자공개 2016-09-23 09:26:00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2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간편결제서비스 '네이버페이'를 정식 출범한지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네이버페이는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면서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누적 결제 건수는 1억8000만 건, 누적 거래액은 2조5000억 원을 돌파했다.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출시하면서 기존의 전자지급결제대행(Payment Gateway, 이하 PG) 사업자 KG이니시스와 LG유플러스를 파트너로 선정해 시스템을 제공받고 있다. 카카오나 롯데, 신세계 등이 별도의 PG 시스템을 구축한 것과 달리 상생의 길을 걸었다는 평가다. 덕분에 KG이니시스와 LG유플러스는 PG 거래량을 늘리면서 실적 향상 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최근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PG 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상생 관계는 금이 갈 위기에 처했다. 네이버가 PG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네이버페이에 본격 적용한다면 상당한 파급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포털광고 등과 연계해 PG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존 PG 사업자들이 설 곳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PG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PG사업을 본격화하면 업계의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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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PG 시스템 구축을 위해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고 사업자를 선정 중이다. 앞선 관계자는 "네이버가 PG사업 진출을 착실하게 준비 중에 있다"며 "네이버페이의 PG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소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출범을 앞두고 PG 시스템을 구축하기 보다는 기존의 PG사와 협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손쉽게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기존 사업자와 상생이라는 대외적 명분도 챙길 수 있었다. NHN엔터테인먼트가 간편결제 사업을 위해 PG업계 3위 사업자인 NHN한국사이버결제를 인수하고, 신세계·SK·롯데 등이 자체적으로 PG 시스템을 구축한 것과 다른 행보였다.
특히 네이버는 PG 사업자의 수수료 수익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페이(Pay)시스템의 확보를 통해 결제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네이버는 그동안 KG이니시스·LG유플러스 등 PG사업자를 통해 확보한 가맹점을 주로 활용해 왔다. 네이버페이를 출시하면서 두 곳을 파트너사로 선정한 이유기도 했다. 하지만 네이버페이가 어느 정도 안착하면서 네이버는 직접 가맹점을 받고 있다.
네이버의 이 같은 변화에 PG 사업자들은 긴장하고 있다. 당장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온라인 가맹점주들이 기존 PG 사업자와의 거래를 끊고 네이버의 고객으로 갈아탈 수 있다. 막강한 시장 플레이어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PG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시장 플레이어로 들어오는 것 자체가 위협적"이라며 "네이버가 검색 서비스, 포털광고 등과 연계해 PG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맹점주를 끌어모을 경우 PG업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네이버가 PG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 운영하면 네이버페이 사용에 따른 수수료 수익도 얻을 수 있다. 현재의 간편결제 서비스 자체로는 돈이 안되는 속성 때문이다. 간편결제란 카드정보, 인증정보를 매번 입력하지 않고 지문이나 패스워드 등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간편결제는 편리한 수단일 뿐 신용카드 결제 등과 다르지 않다. 간편결제를 제공한다고 해서 신용카드사나 가맹점에게서 별도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 아니다. 현재 네이버페이 사용에 따른 수수료는 PG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는 KG이니시스와 LG유플러스가 받고 있다.
올해 2분기 네이버페이를 통한 결제금액이 8700억 원 정도이고, 결제 수수료가 약 2%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70억 원 안팎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네이버페이가 확대될수록 결제수수료 수익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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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하는 네이버페이
네이버가 지난해 6월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한 뒤 1년간 한 번이라도 네이버페이를 사용한 회원은 1100만 명에 달했다. 누적 결제 건수는 1억8000만 건을 기록했다. 이용자는 평균 16.4번 네이버페이로 결제했다. 1년간 누적 거래액은 2조5000억 원을 돌파했다.
가맹점도 늘었다. 정식 서비스를 제공한 시점에서 5만 곳 수준이던 가맹점 수는 1년 만에 9만2000곳을 돌파했다. 현재 네이버페이의 월 거래액은 2500억 원 이상으로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중 거래 규모가 가장 크다.
이 때문에 삼성페이(삼성), 카카오페이(카카오), 페이코(NHN엔터테인먼트), 페이나우(LG), SSG페이(신세계), L페이(롯데), 시럽페이(SK) 등 수 많은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난무한 상황에서 온라인 간편결제부문 강자로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를 통해 오프라인 시장까지 진출해 나가고 있다. 검색과 컨텐츠의 영향력으로 확대되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결제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네이버는 올해 중소형 가맹점 외 대형 업체와 네이버페이 제휴를 강화하고 쇼핑은 물론 도서나 보험 등으로 제휴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박상진 네이버 CFO는 지난 7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는 소형 업체를 넘어 대형 업체들과도 제휴를 추진 중에 있다"며 "오프라인·온라인 이용자의 일상에 네이버페이가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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