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26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들을 대상으로 이사회 정비에 나섰다. 이사회 개편의 핵심은 재무라인 변화에 있다. 한 사람에게 업무가 과다하게 집중돼 있다 보니 경영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 SK루브리컨츠,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 등이 일제히 이사회를 재편했다.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감사까지 등기임원들의 이동이 이뤄졌다.

이번에 개편된 이사회 구성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재무라인의 변화가 눈에 띈다. 그간 SK이노베이션은 차진석 재무본부장에게 재무 관련 업무를 총괄토록 해왔다. 그 일환으로 차 본부장은 SK이노베이션의 5개 자회사에 전부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그런데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에는 차 본부장의 이름이 전부 빠졌다. 대신 최준성 SK이노베이션 재무 1실장과 김장우 SK이노베이션 재무 2실장이 분담하도록 했다. 최 실장은 SK종합화학과 SK인천석유화학을 담당하고, 김 실장은 SK에너지와 SK루브리컨츠 등을 맡았다.

이번 인사를 통해 차 본부장에게 집중됐던 업무 부담이 확연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차 본부장으로선 SK이노베이션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에선 SK이노베이션이 올해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만큼 차 본부장이 투자 업무에 집중하게 하려는 포석이 깔려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새해 시작부터 3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초점을 둔 투자를 예고했다. 특히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에 앞서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M&A그룹 신설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자회사가 개별적으로 추진하던 인수·합병 절차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의 필요성 제기된 데 따른 조치였다.

이와 관련 이번 이사회 개편은 겸직에 따른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뤄졌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겸직이 과다하고 판단해 이뤄진 것으로, 일부 임원의 경우 자회사 대부분에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는 상태였다"며 "많게는 2곳 정도만 겸직을 하도록 하게 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