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감사위원제도]우리은행, '낙하산' 꼬리표 떼나⑦임추위 면접 통해 선임, 투명성·공정성 기대
안경주 기자공개 2017-03-02 09:57:18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8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권에서 낙하산 논란이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곳이 우리은행이다. 최고경영자(CEO)인 은행장을 비롯해 사내이사인 상임(상근)감사위원은 '○○출신'이 많았다.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정수경 상임감사위원(이하 상임감사)도 마찬가지다. 정 상임감사는 정피아(정부+관피아) 출신이다. 2014년 선임 당시 낙하산 논란이 거셌다.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금융권 경력이 전무한 정치권 출신을 상임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것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고 반발하기도 했다.우리은행에게 상임감사는 정부의 입김에 의해 외부인사가 오는 자리였다. 그러나 최근 민영화에 성공하고 민선1기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우리은행장에 이어 또다른 사내이사 자리인 상임감사 역시 '민선'으로 뽑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은행 과점주주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헤드헌팅업체를 통해 상임감사 후보 찾기에 나섰고, 2~3명의 최종 면접대상자를 정했다. 3월2일 면접을 거쳐 3일 이사회에서 최종 상임감사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공공연하게 낙하산 논란을 빚었던 우리은행 상임감사 자리가 외압 없이 임추위의 인선으로 결정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한 사외이사는 "헤드헌팅업체를 통해 추천을 받고 면접을 진행하는 것은 민영화 이후 (상임감사를) 공정하게 선출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상임감사는 은행장에게 올라가는 대부분의 결재 서류를 보고 받는 비중 있는 자리다. 은행 업무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도 크다. 은행마다 다르지만 사실상 은행 내 '2인자' 자리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상임감사가 은행장을 제외한 유일한 사내이사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더 높다.
|
그만큼 중요한 자리이지만 우리은행 상임감사는 낙하산의 연속이었다. 우리은행은 민영화 전까지 51%의 지분을 정부 산하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은행장과 상임감사 등 주요 자리 인선마다 정권의 외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단적으로 2000년 이후 선임된 상임감사 모두 정·관계 인사들이다. 정 상임감사 전에 재직했던 김용우 전 상임감사(2011년 3월~2014년 10월)는 감사원 감사연구원장과 제2사무차장을 역임했다. 조현명 전 상임감사(2008년 6월~2011년 3월)도 감사원 자치행정감사본부장과 제1사무차장을 지냈다.
양원근 전 상임감사(2007년 3월~2008년 6월)와 박환균 전 상임감사(2004년 3월~2007년 3월)는 각각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위원회 출신이다. 박진규 전 상임감사(2002년 3월~2004년 3월)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상임감사는 의례적으로 외부 인사, 특히 관료출신이 오는 자리로 내부에서 인식돼 있었다"고 토로했다.
정관계 인사를 무조건 배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은행업무를 잘 알고 내부통제를 적절하게 하는 동시에 감독기관과 의사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사면 된다. 그러나 일부 낙하산 인사들은 이 같은 기본적인 조건조차 충족시키지 못한다. 은행 내에서 방관자로 있으면서 혜택만 누렸다며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정 상임감사의 경우 은행업무 파악을 위해 사업부를 찾아가 직원과의 유대감을 넓히는 등의 모습을 보였고 적지않은 성과도 냈다. 하지만 행내에서 '상임감사=낙하산'이란 인식을 바꾸지는 못했다는 게 우리은행 직원의 평가다.
이러다보니 이번 상임감사 선임이 '낙하산'이란 꼬리표를 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이 많다. 최소한 상임감사가 선임될 때마다 '○○출신'이라며 구설수에 올랐던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과거 우리은행 상임감사는 하마평도 없었고 선임절차가 진행 중에 있는지 조차 몰랐다"며 "그러나 과점주주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된 임추위가 나서서 일정 공개 등을 통해 외압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낙하산' 논란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