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이례적인 감사보고서 '안진 탓' 안진, 강조·기타사항 통해 문제점 지적
김경태 기자공개 2017-04-05 07:37:29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3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까지만 해도 밋밋했던 포스코건설의 감사보고서가 두툼해졌다. 대우조선해양 분식을 묵인 방조한 혐의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탓이다.포스코건설의 2016년 감사보고서에는 안진의 강조사항과 기타사항이 기재돼 있다. 일반적으로 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 이용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 있는 경우 강조사항과 기타사항을 적시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서 포스코건설의 감사보고서는 1999년부터 확인 가능하다. 안진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포스코건설의 감사인을 맡고 있다. 2005년 감사보고서에 '특기사항'을 일부 적은 이후 11년 만에 포스코건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대우조선해양의 2015년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자 대우조선해양과 당시 감사인이었던 안진에 대해 1년여간 특별감리를 진행했다. 그 후 안진은 감사를 맡고 있는 대우건설의 2016년 3분기보고서에 의견거절을 내는 등 수주산업 감사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번 포스코건설 감사 강화 역시 같은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안진이 포스코건설의 2016년 감사보고서에 적은 강조사항과 기타사항은 공백제외 시 각 7799자, 525자에 달한다. 강조사항에는 '총계약원가 추정의 불확실성', '공사진행률의 산정', '미청구공사의 회수가능성' 등이 적혀 있다.
기타사항에는 2015년 재무와 실적이 수정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포스코건설의 브라질법인(POSCO E&C Brazil)이 수행 중인 CSP 일관제철소 시공부문 프로젝트에서 건설계약 회계처리 오류가 발생한 점을 반영했다.
포스코건설의 2015년 실적 변화를 보면 연결 매출은 8조8714억 원으로 수정 전보다 1.05% 줄었다. 영업이익은 43.92% 감소한 1389억 원이다.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825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인해 이익잉여금은 1조9836억 원으로 수정 전보다 5.20% 축소됐다. 자본은 3조3391억 원으로 2.72% 줄었다. 부채는 4조9049억 원, 자산은 8조2440억 원으로 각 0.04%, 1.14% 감소했다.
포스코건설의 주석도 상세해졌다. 가장 변화가 큰 항목은 '우발부채와 주요약정사항'에 관한 부분이다. 기타약정내역과 공동약정이 전년보다 늘었다. 또 우이신설경전철 프로젝트에서 148억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내용을 추가했다. 아부다비 담수저장 공급프로젝트가 원가분쟁을 겪고 있고 국제중재위원회에서 중재가 진행 중이란 설명도 더해졌다.
안진의 깐깐함은 포스코건설에서 그치지 않았다. 안진은 포스코건설의 연결 종속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 피에스아이비(PSIB), 메가에셋, 호텔라온제나의 감사를 맡고 있다. 메가에셋과 호텔라온제나는 별다른 지적을 받지 않았다.
안진은 포스코엔지니어링의 2016년 감사보고서에 공백제외 시 6202자에 달하는 강조사항을 적시했다. 안진은 2008년부터 포스코엔지니어링의 감사를 맡았는데 강조사항을 적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건설의 송도사옥인 이앤씨(E&C)타워를 지배하는 PSIB의 경우 안진으로부터 감사의견을 거절 당했다. PSIB가 '의견거절'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PSIB의 지난해 말 당기순손실은 177억 원이고 총부채가 총자산을 680억 원 초과한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이앤씨타워를 부영그룹에 매각했는데, 향후 자체적인 영업으로 포스코건설에 대한 차입금 상환이 어렵다는 점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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