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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스타, '금호' 상표 못써도 가격 조정 못한다 SPA 계약, '확인실사'도 배제…중단·인수 중 '택1'만 가능

김장환 기자공개 2017-04-19 10:59:59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8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과 더블스타타이어(더블스타)가 맺은 금호타이어 주식매매계약(SPA)에 인수가격 조정 조항은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의 거래에 가장 큰 걸림돌로 거론되는 상표권 사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더블스타가 이를 이유로 금호타이어 인수 가격을 깎을 수 없다는 얘기다. 더블스타의 선택지에는 인수 '중단' 혹은 '강행', 두 가지 항목만 있는 셈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더블스타가 맺은 금호타이어 SPA에는 거래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조항이 전혀 없다. 산업은행이 매각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계약서에서 이 같은 조항들을 완전히 배제했기 때문이다. SPA 체결 후 통상적으로 행할 수 있는 '확인 실사' 조차 실시하지 않기로 양측의 계약이 맺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계약을 이처럼 맺은 이유는 산업은행 등 매각 측이 가격을 이유로 거래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목적이 강했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 측 관계자는 "더블스타와 거래가 지연되거나 실패로 돌아갈 확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SPA에 거래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조항들은 완전히 배제했다"며 "확인 실사 역시 실시하지 않기로 해 최종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없앴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거래에 가장 큰 걸림돌로 거론되고 있는 상표권 사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금호' 상표권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거느리고 있는 금호산업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 금호석유화학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앞서 '단독 상표권'을 주장하며 금호석유화학 측에 브랜드 사용료를 내라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2심 재판 최종 결과를 앞두고 양측은 조정 절차를 거치고 있다.

박 회장 측은 금호타이어가 외부 기업에 매각될 경우 상표권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할 지 여부를 아직 결론내리지 않았다. 산업은행 등 주주협의회와 이에 대한 확실한 협의를 마무리하지 않은 상태다.

시장 일각에서는 컨소시엄을 통한 우선매수권 행사를 산업은행이 허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을 세우고 있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외부 매각시 상표를 사용할 수 없게 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금호타이어가 만약 금호 상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만한 매력도가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정작 상표를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가격 조정이 불가능한 만큼 더블스타는 이 같은 경우에도 동일한 가격에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것이냐 말 것이냐만 결정할 수 있는 상태다. 금호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면 인수를 포기할 것이란 관측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산업은행 등 주주협의회가 더블스타 측 요구 사안인 금호타이어 채무상환유예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역시 가격을 조정할 수는 없다. 더블스타는 SPA 체결 과정에서 1조 6000억 원대 달하는 금호타이어 차입금을 5년간 상환 유예하고 분할 상환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산업은행 측에 해 둔 상태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경과해 더블스타와 본격적인 거래가 재개되면 주주협의회를 소집해 이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산업은행과 더블스타의 최종 거래는 오는 20일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거래가 성공적으로 종료되더라도 매각가는 변동이 불가능하다. 산업은행과 더블스타가 SPA 체결 당시 맺은 금호타이어 거래 가격은 약 9550억 원이다.

그동안 가처분 소송 등 다양한 법적 절차를 벌이며 매각을 막을 것으로 예상됐던 박 회장은 이날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고 소송도 실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부당하고 불공정한 매각절차에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으며 우선매수권도 행사하지 않겠다"며 "금호아시아나는 현재 진행 중인 부당하고 불공정한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를 즉시 중단하고 매각을 공정하게 재입찰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인 소송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를 검토했지만 금융권을 상대로 한 소송은 이번에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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