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수익감소·지배구조변동 '고민' [악순환에 빠진 카드사]⑨5년간 800억 감소, 마케팅비용 증가 탓…조달경쟁력 약화 가능성도
원충희 기자공개 2017-07-05 10:47:13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4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가 처한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삼재(三災)'다. 수년째 이익감소가 이어져 롯데금융 맏형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오는 8월 우대수수료 적용 가맹점 확대는 롯데카드의 수익성 악화를 더 가중시킬 전망이다. 게다가 롯데지주 설립에 따른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은 롯데카드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중 맏형 격인 롯데카드는 3년째 이익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말 각각 1996억 원, 1487억 원이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5년 말에 1747억 원, 1342억 원으로, 지난해 말에는 1416억 원, 1065억 원으로 줄었다. 연평균 10% 이상의 감소율이다.
지난 2003년 롯데백화점 카드사업부와 합병한 롯데카드는 국내 최대의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한 롯데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성장했다. 신용카드 이용액이 큰 백화점 회원들이 롯데카드 회원으로 전환된 것이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2011년을 기점으로 롯데카드의 수익성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1년 말 1843억 원을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은 2012년 말 1624억 원, 2013년 말 1462억 원으로 줄었다. 2014년에는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가 구원투수로 등장하면서 회복됐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만에 순익규모가 1800억 원에서 1000억 원대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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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판매(신용카드결제) 수익은 지속적으로 늘었지만 마케팅비용이 그 이상으로 증가한 탓이다. 마케팅비용지출비율(마케팅비용/신용판매수익)은 작년 말 50%를 넘었으며 올 1분기 말에는 51%에 이르고 있다. 가맹점수수료 등 신용판매 수익의 절반이상을 마케팅비용으로 소요하고 있다는 뜻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마케팅비용은 주로 할인서비스, 포인트비용, 무이자할부비용 등으로 할인서비스비용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롯데백화점 등 유통계열사들과 제휴해 각종 할인혜택을 제공하는데 비용이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는 8월 시행될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 확대는 롯데카드의 수익성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요인이다. 금융위원회가 입법 예고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수수료율 0.8%를 적용받는 영세가맹점 기준을 '연간 매출액 2억 원 이하'에서 '3억 원 이하'로, 1.3%를 적용받는 중소가맹점 기준을 '연간 매출액 2억∼3억 원'에서 '3억∼5억 원'으로 넓힌다. 이 제도가 실시되면 카드업계 전체적으로는 연간 약 3500억 원, 롯데카드는 연간 약 370억 원의 수수료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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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변동 가능성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 회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 투자회사를 합병하는 방법으로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소유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주사 전환 2년 내에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를 변경해야 한다. 롯데지주(가칭)가 10월쯤 출범예정이란 점을 고려할 시 2019년 10월까지 금융계열사 정리가 필요하다.
회사채 등을 발행해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에게 지배구조 변동가능성은 조달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만약 롯데그룹에 빠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제기되면 신용도와 자금조달 경쟁력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현재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으로 AA+급인 삼성·현대카드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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