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20일 09: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를 많이 판매했다는걸 드러내는게 부담스럽습니다. 위험한 상품을 팔았다는 오해를 받으면 어쩌죠?"우리은행은 최근 헤지펀드 시장에서 흥행을 일으킨 교보증권 헤지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이다. 전체 판매금액 1조 원 중 6000억 원이 우리은행 창구를 통해 유입됐다. 그런데 우리은행 WM부서는 이같은 사실을 알리는데 소극적이었다. 혹여 헤지펀드라는 위험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했다는 오해를 받으면 어쩌냐는 것이다.
헤지펀드는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다. 특히 교보증권 헤지펀드는 채권형이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이다. CMA나 MMF에 투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예·적금 대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이를 염두에 두고 적극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헤지펀드=위험상품'이라는 오해를 의식하며 이를 알리는데 조심스러워했다. 투자자들에게는 펀드 안정성을 홍보해 실적을 쌓으면서도 대외적으로는 판매 사실조차 숨기는 모순적 행태를 보인 셈이다.
이는 10여년 전 '우리파워인컴펀드' 소송전을 겪으며 생긴 트라우마 탓이란 지적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5년 '우리파워인컴펀드'를 투자자들에게 예·적금과 비슷한 상품이라고 속여 적극적으로 판매했다.
하지만 해당 상품은 파생상품까지 투자하는 위험성이 높은 상품이었고 원금은 커녕 막대한 손실을 입어 투자자 피해를 야기했다. 결국 투자자들과 긴 법정 싸움 끝에 불완전 판매가 인정돼 손실금액 50%를 배상해야 했다.
이 일을 겪은 후 우리은행은 금융상품 판매에 보수적으로 변했다. 주식형 펀드보다 채권형 펀드 판매를 늘렸고 펀드 라인업에도 보다 신중하게 임했다. 교보증권 헤지펀드 판매에 유독 열을 올린 것도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채권형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헤지펀드라는 명칭 자체에 '경기'를 일으킨 것이다.
펀드 판매에 장점을 갖고 있는 우리은행은 최근 자산관리 역량을 키우는 것을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자신들이 선택해서 판매한 상품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게 자산관리역량을 키우는 첫번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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